◎북 조준사격에 “위기일발 72분”/10시50분북 분계선 침범 경고방송/11시2분아군 공중 향해 경고사격/11시5분북서 조준사격 아군 응사/11시21분북 곡사포 도발로 포격전/11시47분사격중지 12시2분 북 복귀16일 중동부전선에서의 교전은 양측간에 총탄이 빗발치고 포탄이 터지는 본격적인 전투상황이었다.
장맛비가 한차례 쓸고 지나간뒤 1㎞앞도 제대로 분간할 수 없던 상오 10시50분. 강원 철원군 김화읍 먹실리 육군 백골부대 전방경계초소(GP)에서 전방을 주시하던 병사들은 군사분계선부근에서 어렴풋이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 즉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정밀 관측장비를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군이었다.
아군 초소는 즉각 『군사분계선을 침범하고 있다. 즉시 복귀하지 않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경고방송을 반복했으나 북한군 14명은 이를 무시한채 계속 남하, 군사분계선을 넘어 70m안쪽까지 침범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아군 초소병들은 교전규칙대로 공중을 향해 K2소총 2백여발을 쏘아 경고를 보냈다. 이때가 상오 11시2분. 통상 경고사격을 받으면 곧바로 복귀하던 북한군들이 이날은 전혀 돌아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무거운 긴박감이 흐른지 3분여. 돌연 아군초소에서 1.3㎞와 2㎞ 떨어진 북한의 경계초소로부터 소총과 기관총 사격이 시작됐고 아군초소 두곳에 빗발치듯 총탄이 날아들었다. 명백한 조준사격이었다.
순간 『이것은 전투상황이다』라고 판단한 초소장의 입에서 『사격』명령이 떨어졌다. 동시에 캘리버50(C50)기관총탄 70여발이 요란한 연사음과 함께 북측 초소를 향해 날아갔다.
아군의 정확한 응사에 놀란듯 북측의 대응이 잠시 멈칫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병사들이 기관총소리로 멍해진 귀가 미처 회복되기도 전인 11시21분 갑자기 아군초소 두곳 주위에서 『꽝』하는 폭발음이 고막을 찢었다. 포탄 2발이 떨어진 것이다. 이 포연이 채 흩어지기 전 이번에는 곡사포탄 10여발이 연달아 날아들며 초소주위에서 폭발했다. 파편에 관측장비가 파손되고 지하벙커입구 한편도 부서졌으며 매캐한 화약냄새가 진동했다.
아군초소병들의 소총과 기관총이 다시 북한군 경계초소를 향해 맹렬하게 불을 뿜었고 대전차용 57㎜무반동총 1발도 발사됐다. 이후 양측의 총성은 일단 멎었다.
백골부대에는 이미 경계강화령이 떨어져 전 부대가 즉각 전투준비에 돌입했으며 확전에 대비, 긴급발진을 준비하는 전차의 요란한 시동음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국방부와 합참은 물론 육·해·공군본부에서도 수뇌부들이 긴박하게 움직이며 사태의 추이를 긴장감 속에서 주시했다.
90년대 들어 북한군이 포 공격까지 해온 것은 처음. 국방부 지하벙커에 모인 작전 정보 관계관 등 초기대응반 요원들은 현장에서 시시각각 들어오는 상황을 받아보면서 최악의 경우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했다.
11시47분 아군 초소는 상호사격을 중지하자는 방송을 내보냈다. 팽팽했던 긴장감이 다소 가라앉으면서 북한군 14명이 낮 12시2분 허겁지겁 복귀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북한군 경계초소에 앰뷸런스가 급히 들어가는 모습도 관측됐다.<송용회 기자>송용회>
◎시간대별 상황
▲상오 10시50분 육군 백골부대 GP에서 관할 군사분계선(MDL)으로의 북한군측 이동을 관측
▲10시57분 북한군 25사단 소속 14명 MDL 70m 월경하자 아군 경고방송
▲11시2분 아군 소화기(K2소총) 200여발 공중 경고사격
▲11시5분 북한군 2개 GP에서 아군 2개 GP로 소화기 80여발 조준사격
▲11시6분 아군 캘리버50 기관총 70여발 응사
▲11시21분 북한군측이 발사한 포탄이 아군 2개 GP로 1발씩 떨어짐
▲11시25분 북한군측 포탄 10여발이 아군 2개 GP에 발사되고 아군도 대전차용 57㎜무반동총 1발 발사
▲11시47분 아군 경고방송 이후 사격중지
▲낮 12시2분 숨어있던 북한군 14명 북으로 복귀
▲12시20분 북한군 GP에 앰뷸런스 1대 출입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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