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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까지 쏘다니” 충격·긴장/DMZ 북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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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까지 쏘다니” 충격·긴장/DMZ 북 도발

입력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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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황씨 발언 현실화냐” 촉각/통일전망대 방문객 서둘러 귀가/“이럴수록 안보 확실하게” 입모아북한군의 도발로 강원 철원군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아군과 북한군이 23분동안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하오 휴전선 접경지역 주민들과 서울시민들은 전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 황장엽씨의 발언을 떠올리며 『그동안 파다했던 북한의 도발 소문이 현실화하는게 아니냐』며 긴장했다.

국민들은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의도적인 도발을 해온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시키려는 술책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안보태세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부전선 일대 군부대는 이날 상오부터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별도의 비상경계령은 발령되지 않았지만 교전 발발 직후인 상오 11시께 자유의 다리 주변을 지키는 전진부대 장병들이 무장한 채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포착됐다. 임진각에서 근무하는 박종건(55)씨는 『오전에 평소와 달리 군부대 이동이 잦아지는 등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돼 뭔가 일이 터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비무장지대에서 교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황전비서의 발언 탓에 주민들은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 관할 기무부대 관계자는 『비무장지대 교전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북한군이 야포까지 동원, 도발한 사실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태로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군 통일전망대에서 관측된 북한 지역은 평소대로 평온한 모습이었다. 전망대를 찾은 방문객들은 교전 소식을 전해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서둘러 귀가하기도 했다.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에 사는 윤형균(67)씨는 『황씨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북한은 언젠가 한번은 도발을 감행할 집단』이라며 『이번 교전을 흔히 있는 일로 보지말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도발 및 교전소식에 서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하오 휴가를 떠나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은 대형 TV앞에 모여 뉴스속보를 보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배병호(53·경북 경주시)씨는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있는 북한이 남침을 준비하면서 우리를 한번 떠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휴가여행을 떠난다는 회사원 송혜원(27·여)씨는 『비무장지대 총격전은 흔히 있었다고 들었지만 이번 일은 예사롭지 않다』며 불안해 했다. 대학생 이주형(24)씨는 『한국전쟁 때도 38선을 사이에 두고 장기간 총격전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국지적인 도발에 앞서 트집을 잡으려는 술책일 수도 있는 만큼 국민들은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문산=이진동·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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