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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끌어들일순 없다/한창만 전국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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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끌어들일순 없다/한창만 전국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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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주부가 직업전선에 나서는가 하면 자식에게 보다 우수한 과외강사를 붙여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뇌물을 받는 공무원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높은 교육열 때문일 것이다.최근 부산에서 어른들이 자라나는 새싹들을 볼모로 민원을 해결하려는 사건이 잇달아 많은 학부모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95년 9월 금정구 장전1동 주민들은 인근에 세워지는 학교가 특정 종교단체 소유라는 이유로 건립을 막기 위해 초등학생 등교를 막았었다.

이어 2년째 계속되고 있는 부산 사하구 신평소각장 가동을 둘러싼 주민들과 업체간 마찰에도 역시 어린이들이 동원됐다.

주민들은 소각장을 폐쇄하지 않으면 15일부터 학생들의 등교를 저지하겠다고 나서 이틀간 하남초등학교의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신평 하단초등학교도 일부 학생들이 학부모의 강요로 결석한 가운데 수업이 진행됐다.

이번 사태는 소각장 운영업체인 부산환경개발(주)측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건립됐다는 이유로 산업폐기물 소각시설 가동을 강행한데서 비롯됐다.

환경개발측은 최근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다이옥신성분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 없이 우선 시험가동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조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분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미래 민주사회의 주역인 어린이를 동원해 등교저지란 극한 수단을 사용할때 과연 이들이 어른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의문스럽다. 어른들은 부지불식간에 어린이들에게 불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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