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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마저… 그 다음은?”

입력
1997.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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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룹 부도 도미노·금융대란 위기감 다시 확산재계서열 8위인 기아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려온 끝에 15일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대그룹 부도 도미노와 금융대란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올들어 한보 삼미그룹의 부도여파로 국내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진로 대농에 이어 기아그룹마저 부도위기에 몰려 그동안 우려됐던 대그룹 연쇄부도가 현실화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아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이제 어떤 그룹도 더 이상 부도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금융권은 최근 부도가 철강 건설 섬유 유통 자동차 등 전업종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중시, 신규대출을 줄이면서 기존 여신을 회수하는 등 문단속을 강화할 전망이어서 「신용공황」까지 초래될 조짐이다.

이날 증권가에는 「제3, 제4의 기아」로 분류되는 4∼5개 그룹 및 대기업의 이름이 또다시 오르내리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진로 대농그룹으로 일단락되기를 희망했던 부도방지협약이 기아그룹에까지 적용되자 앞으로 또다른 대상기업이 등장할 개연성은 그만큼 높아졌다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과 중소기업의 연쇄부도 우려속에 대외신용도 추락 및 해외차입여건 악화 등 「기아쇼크」가 나라안팎으로 증폭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태국 바트화 폭락, 대그룹의 잇단 부도위기 등으로 금융권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또다시 금융대란설마저 등장하고 있다. 수천억원씩의 여신을 갖고 있는 종금사들은 당분간 기아에 대한 어음결제가 중지됨에 따라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전망이어서 「금융위기―부도 도미노」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기아는 진로 대농과 달리 국가 기간산업으로 5천여개의 중소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어느때보다 클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의 대그룹 부도 도미노현상은 경기저점을 조기에 벗어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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