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3점… 애로점으론 절반이 “예산부족” 꼽아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김영삼정부의 지방자치정책을 낙제점으로 평가했다. 또 단체장들은 예산문제 때문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지방자치 2돌을 맞아 한국일보사와 함께 「21세기를 여는 지방자치 비전」 연쇄 포럼을 개최한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공동대표 김중배·김창국)가 15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장 설문조사 분석자료」에서 드러났다. 이 조사는 지난달 전국의 단체장 60명(광역 3명, 기초 57명)을 상대로 우편으로 실시된 것이다.
이 조사에서 단체장들에게 현 정부의 지방분권화 실적 및 의지를 점수로 표시토록 한 결과 평균 53점을 줘 중앙정부의 지방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지방정부의 책임자로서 애로점을 질문한 결과, 예산부족이 5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지역이익집단(16.7%)과 중앙정부와의 관계(10%)였다.
◎단체장 설문조사 분석/“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77%/자율권 확대·재정독립 시급과제
참여연대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장 설문조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단체장들은 지방정부에 보다 많은 행정 및 재정적 자율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원활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할 사항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단체장 가운데 가장 많은 14명이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율권 확대와 사무이양을 꼽았다. 또 지방채 발행제한 폐지 등 자율적 재정권 보장을 요구한 단체장이 13명에 달했다.
단체장들은 「김영삼 대통령이 퇴임전 반드시 해야할 일」에서도 가장 많은 18명이 자치단체의 자율권 확대, 그 다음인 14명이 지방재정의 독립과 확충을 말했다. 「차기대통령의 지방정책 과제」로는 18명이 자치단체의 자율권 및 독립성 확대, 13명이 지방재정 독립성 제고를 들었다.
행정개혁 과정에서 중앙부처 가운데 감축돼야할 부서로, 절반이 넘는 32명이 내무부, 11명이 재정경제원을 꼽은 것도 지방자율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현실인식과 통해있다. 내무부의 경우 과거 자치단체의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현재도 권한과 영역을 둘러싸고 지방정부와 대립하는 경우가 많으며, 재정경제원은 지방재정의 확보와 집행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갈등이 많아 단체장들이 두 부처를 자율권 보장의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내무부 개편방안으로 자치부로 개편하거나 축소·감축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89.8%나 되는데 반해 확대강화와 현상유지 의견은 각각 2%에 불과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내무부 재정경제원과는 반대로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는 각각 18명과 12명이 확대강화해야 할 부처로 들었다.
시·군·구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과 관련 제도폐지를 주장하는 응답자가 76.7%로 유지를 원하는 21.7%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단체장들이 중앙정부로부터의 자율성 제고와 함께 정치적 독립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의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단체장들에게 지방자치로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과 제도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비교케 한 결과, 이익이 더 크다고 응답한 경우는 73.3%로 비용이 더 든다는 응답자 21.7%를 훨씬 앞질러 지방자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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