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업체환차손 부담 가중… 조단·내수가 인상으로 버텨/건설업계민간발주 현지통화 결제기업 환차손 우려 커/금융기관태 기업 주식·유가증권 투자손 이미 47억 달해태국 바트화 폭락사태로 촉발된 동남아 금융위기사태가 국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미쳐 국내 업계 금융계에 동남아 비상이 걸렸다. 태국에 진출해있는 국내업체들은 바트화 가치하락에 따라 막대한 환차손을 입고 있으며 현지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한 국내 금융기관들도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이다. 특히 최대의 해외건설시장인 동남아의 자금혼란으로 해외건설분야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분야별 피해를 점검해본다.
▷현지진출업체◁
태국에는 현재 삼성전자의 TV공장을 비롯, 116건, 1억7,100만달러의 현지투자가 이뤄졌으며 ▲필리핀에 401건, 2억5,600만달러 ▲말레이시아 147건, 2억9,900만달러가 투자됐다.
현지 투자업체들의 경우 한국 또는 제3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의존도가 높기때문에 환차손 부담이 높아지고 있으며 현지 내수시장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생산원가 상승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 등의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태국내 조업을 줄이고 내수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삼성전자는 태국 공장이 약 3개월전에 바트화 약세조짐이 보이자 그간 달러 바트화 자금운용을 5대 5로 하던 것을 7대 3으로 조정해 환차손 발생에 대비해 왔기 때문에 최근 사태로 인한 피해액을 100만달러 이내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바트화 폭락으로 비중이 큰 내수 부문이 큰 피해를 본 만큼 내수제품 가격을 약 15% 인상함으로써 환차손을 상쇄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업계◁
동남아 건설시장은 올해 상반기중 해외 건설수주액의 74%에 이르는 40억달러를 수주했을 만큼 우리 해외건설의 최대 「텃밭」. 지역별로는 현재 ▲말레이시아 32건(13개 업체, 계약금 30억5,900만달러) ▲인도네시아 37건(17개 업체, 28억7,300만달러) ▲필리핀 37건(20개 업체, 11억3,100만달러)의 공사가 진행중이거나 계약을 맺은 상태이다.
이들 업체들은 정부발주공사의 경우 대부분 달러화로 계약을 맺어 영향이 적으나 민간공사의 경우에는 바트화결제가 많아 상당한 환차손이나 대금회수지연이 예상된다. 또 현지 하도급 업체들이 평가절하된 부분만큼 공사비를 인상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업체들은 금융위기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 달러화 지급조건으로 공사계약을 변경신청하거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통한 다양한 「환차손 줄이기」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필리핀의 오디가스 콘도건설 등 주택사업(계약금 1억3,000만달러)과 말레이시아의 텔레콤 빌딩건설 등 5개 공사(11억달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지 페소화 등으로 계약체결이 돼있어 이에 대한 계약변경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대우는 물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주요원자재 및 임금 등이 상승할 경우 그만큼 해당 계약금을 상향조정해 주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계약조건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금융기관◁
국내 증권사와 투신사들이 태국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거나 유가증권 등을 사들여 피해를 본 규모는 이미 47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경우 동방페레그린증권이 태국은행주식을 사들였다가 8억9,200만원을 손해본 것으로 추정되는 등 5개사가 모두 13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투신사는 한국투신 등 4개 투신사가 동남아지역에서 운용하고 있는 펀드를 통해 매입한 주식과 채권에서 총 34억원의 손해를 입어 손실액이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이재열·장학만 기자>이재열·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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