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어치 팔아 2원 남기고 이자 50원 낸 ‘헛장사’부실한 재무구조속에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이 겹치면서 지난해 재벌들의 순익규모가 95년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격감했다. 또 상위 51대 재벌 가운데 23개 그룹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주거래계열 경영분석결과」에 따르면 여신규모 2,500억원이상 51대 재벌(미결산업체인 한보 건영 제외, 49개 그룹)들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378조9,416억원으로 95년보다 20.1%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외형신장에도 불구,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년(6조1,158억원)보다 무려 99.1%나 감소한 577억원에 그쳐 결국 재벌들은 지난해 그저 실속없이 몸집만 키우는 영업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중 한진 기아 쌍용 한화 등 4개 그룹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3개 재벌이 무더기 적자를 냈고 여기에 도산업체인 한보 건영을 포함하면 재벌의 절반이 밑지는 장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영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경상이익률은 95년 2.5%에서 작년엔 0.2%로 추락했고 금융비용부담률도 5%에 달했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고작 2원의 이익을 남기면서 이자로 50원을 지불한 셈이다.
자기자본비율은 22.2%에서 20.1%로 낮아졌고 부채비율은 350%에서 397%로 치솟아 늘어나는 빚더미속에 재벌들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51대 재벌중 외형성장부문 1위는 매출액이 54.5%나 늘어난 선경그룹이었으며 삼미그룹이 마이너스 12.3%로 꼴찌였다. 당기순이익을 가장 많이 낸 그룹은 3,602억원의 LG그룹이었고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대농그룹은 3,033억원의 순손실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수익성 부문에선 4.8%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을 기록한 금강그룹이 1위를 차지했고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한 곳은 동양화학(자기자본비율 38.5%, 부채비율 159.5%)이었다. 반면 삼미 대농은 자기자본 잠식상태였고 진로그룹은 부채비율이 8,600%에 달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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