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깨져버린 ‘박찬종과 연대’ 꿈/대중성·지역배경 매력 본선까지 겨냥신한국당 이회창 후보는 무엇때문에 박찬종 후보와의 연대에 그토록 강한 집착을 보였을까. 최근 박후보에 대한 이후보측의 후보사퇴 회유 및 압력설이 증폭되면서 제기되는 물음이다.
게다가 합동연설회 시작후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박후보의 저조한 지지율이 산술적으로는 이후보의 득표력제고에 별다른 플러스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의문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후보진영의 생각은 이와 다른 것 같다. 물론 박후보의 대의원 지지도가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나 박후보와의 결합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대의원표 이상의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후보측 시각이다.
박후보는 이인제 후보의 급부상으로 다소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국민지지도에서는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한국당 입당이전 오랫동안 3김씨와 맞서며 닦아놓은 그만의 이미지로 나름의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후보측은 우선 박후보와의 연대가 본선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박후보가 이후보의 대선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유세에 나설 경우 탁월한 연설능력과 대중성으로 이후보의 승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후보가 PK(부산·경남)출신이라는 점도 이후보에게는 「매력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대선 역시 지역구도가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때 박후보는 전략적 요충지인 영남권의 지지를 견인해낼 적임자일 수 있다. 이는 당내적으로도 이후보와 경쟁관계인 이수성 후보의 「영남후보 필승론」을 무력화시키는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방편이 된다.
아울러 이후보측은 이후보가 이같은 강점을 갖고 있는 박후보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역으로 대의원들에게도 적지않은 심리적 파급효과를 미쳐 경선에서도 보다 손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본선승리가 확실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후보측은 박후보의 「상품성」때문에 설령 경선전 연대에 실패하더라도 대선전에는 그를 반드시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장기과제까지 설정했었다.
그러나 이후보진영의 이런 구상은 이제 한낱 물거품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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