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비판·기행시 58편 엮어문예진흥원장 문덕수(69) 시인이 17번째 시집 「빌딩에 관한 소문」(시문학사 발행)을 냈다. 문명비판을 담거나 세계 여러 곳을 기행하며 쓴 시 등 58편을 묶었다. 시 속에는 불쑥불쑥 6·25의 파편이 끼어든다.
시인은 『6·25를 털어버리고 싶은 데 그것이 잘 안된다… 여기서 역사나 상황의식으로까지 확대된다. 괴로운 일이다』고 말한다. 노시인의 원숙미를 엿보는 것은 즐거운 일. 「한 백년쯤 행방불명이 된 바람/ 칠년 가뭄 속에 목이 타서 죽은 폭우/ 천리길을 일천번 왕래했던 한 때의 휴식/ 가지끝 밑으로 멀리 남은 폐허의 마을/ 그 앞을 흐르던 근대화의 썩은 냇물/ 향수도 신화도 다 죽은 황량한 논밭// 이런 소멸들이 어디에 몰려 수런거린다/ 사막 속 푸른 한 그루 느티나무를 꿈꾸며」(「느티나무를 꿈꾸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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