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통의학 “대단해요”/티베트·위구르 등 오지세계/수준높은 해부학 등 추적티베트에 고유의 의학이 있었을까. 물론 있었다. 수준은? 중의학이나 한의학에서는 찾기 어려운 고도의 해부학까지 발달했다. 현재 전하는 비단에 그린 해부도는 서양의 르네상스 때 활약한 베살리우스(1514∼1564년)보다 1세기쯤 뒤지기는 하지만 매우 과학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위구르족은 어떨까. 답은 역시 「물론」이다. 베트남은 중의학을 토대로 고유의 풍토와 특성을 살린 전통의학을 우리나라처럼 동의학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몽골에는 몽의학, 티베트에는 장의학, 중국 위구르자치구에는 유의학 등 전통의학이 서양의학과 공존한다.
이처럼 아시아 각국 전통의학의 신비한 세계를 파헤친 「아시아 전통의학을 찾아서」(한울 발행, 1만3,000원)가 나왔다. 필자는 허정(65)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국내 의학사 분야의 최고권위자다. 서울대 의대를 나와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와 하버드대에서 보건의학을 전공했다. 어느날 『마흔이 넘으면서 서양사람 뒤만 쫓아가다가 무슨 독창적인 업적을 남기겠나』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는 이때부터 어려서 깨친 한문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고 관심영역을 한·중·일 등 동양의학사로까지 넓혔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동양의학사」 「에세이 의료한국사」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등이다.
「아시아 전통의학을 찾아서」는 허 교수가 84년부터 10여년간 세계보건기구(WHO) 자문관으로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 등 세계의 오지를 발로 뛰며 연구한 결실이다. WHO는 장수화 추세에 따라 성인병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자 서양의학보다는 전통의학 쪽에서 성인병 예방·관리에 관한 지혜를 얻기 위해 그를 연구관으로 이 지역에 파견했다.
이 책은 우리 한의학 속에 녹아있는 인도 불교의학과 그리스·로마 의학의 연원까지를 추적한다.<이광일 기자>이광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