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시장측 “디스크환자가 어떻게 옮기나”/김종국씨 “직접 들고다녀,머슴사장 비애”14일 「정태수리스트」 정치인에 대한 3차공판에서는 김종국 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이 부산시장 문정수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하기 까지의 과정이 공방의 초점이 됐다.
김씨의 『2억원이 담긴 사과상자를 직접 문시장집까지 운반했다』는 진술에 대해 문피고인측에서 조목조목 「과학적 불가능」을 들어 의문을 제기한 것. 김씨는 한보그룹 정총회장에게서 2억원이 담긴 사과상자를 넘겨받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버스편으로 김포공항에 싣고간 뒤 비행기로 김해공항에 도착, 문피고인의 집에 다다를 때까지 줄곧 노끈으로 묶인 「칠곡사과」상자를 한손에 들고다녔다고 진술했다.
문피고인측의 황상현 변호사는 『건강한 사람도 힘든데 허리디스크를 앓고있는 증인이 신권은 23㎏, 헌돈의 경우 24㎏이나 되는 사과상자를 어떻게 들고 다녔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사과가 든 상자보다는 조금 무거웠으나 들고 다닐만 했다』고 맞받았다. 『한 그룹의 사장이 정장차림에 사과상자를 끌어안고 다니는게 어울리냐』는 질문에 대해선 「머슴 사장」의 비애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씨는 또 『여지리 한보 부산제강 소장과 함께 문시장의 집에 찾아가 응접실 입구에 사과상자를 내려놓은 뒤 「정총회장님이 보내서 왔다」며 명함을 건넸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때 응접실에는 모두 4명이 있었고 문시장은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변호사는 김씨가 문피고인의 집을 방문했다는 6월 중순 김씨의 공항이용기록이 없다는 점과 현금은 검색대의 X레이에 투시되는데도 현금 2억원이 든 사과상자를 들고 아무 제지없이 공항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었겠느냐는 점등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에서는 「뇌물배달사고」여부를 두고 양측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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