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친엄마 아이들과의 만남/화목한 새 삶에 파란끼칠 우려땐 모정 희생돼도 억제하는 것 정당”「새 엄마와 잘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친엄마가 만나고 싶어한다면」
연속극 스토리같은 이 문제에 대해 13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항고부(재판장 박준수 부장판사)는 『평화로운 가정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A(여·36)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에 따르면 84년 B(39)씨와 결혼한 A씨는 성격차이 등으로 인한 가정불화 끝에 94년 5월 이혼하면서 당시 4세와 1세된 두 딸의 양육을 남편에게 맡겼다. 남편 B씨는 이혼후에도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하는 등 끈질기게 재결합을 요구했으나 A씨가 끝내 거부하자 결국 이듬해 재혼, 새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견딜 수 없이 아이들이 보고 싶어진 A씨는 유치원에 찾아갔다가 큰딸로부터 적대감만을 확인했고 전남편도 아이들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차갑게 외면했다.
A씨는 법에 호소키로 하고 지난해 가정법원에 『아이들을 2주일에 한 번씩, 방학기간에는 한달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면접교섭권 등을 신청, 1심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전남편 B씨가 이에 불복해 열린 항고심에서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첫째딸은 친어머니에게 심한 적대감을 갖고 있고 둘째딸은 새 어머니를 친엄마로 알고 있다』며 『두 아이들이 현재 잘 적응하고 있는만큼 A씨가 이들을 만나는 것이 평화로운 가정에 파란을 불러오고 동심에 상처를 입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진정으로 자식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충고를 덧붙였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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