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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한국의 30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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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한국의 30대:26)

입력
1997.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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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나의 것” 독신이 는다/“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삶의 질 누리며 자유로운 생활/솔로산업 번창따라 불편없이 주말엔 취미·레저활동/‘말못할 고민’ 성욕구도 성의식 개방으로 큰 문제없어『내 삶은 나의 것, 다른 누구와도 나누기 싫다』 30대 「홀로서기」족들이 늘고 있다. 결혼과 아이 등 가정생활에 스스로의 삶을 얽어매는 대신 홀가분하게 삶을 즐기면서 사회적 성취에서 보람을 찾고자하는 독신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30대는 홀로 서기와 결혼이라는 두가지 선택기회가 아직은 열려있는 시기. 그러나 적지 않은 수가 과감하게 「나홀로 삶」을 선택한다.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를 넘긴 30대 미혼남자의 비율은 95년 13%로, 90년 9.5%보다 3.5%포인트 늘었고 여성도 90년 4.1%에서 95년 4.8%로 증가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왠지 감춰야 할 것같던 「독신」은 이제 뚜렷한 추세를 형성하면서 결혼만큼이나 자연스런 것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독신자를 겨냥한 「솔로(Solo)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원룸식주택의 급증, 1인용 소형가전제품, 도시락전문 배달점, 세탁편의점, 민원대행업, 모닝콜 서비스에서부터 낮시간 장을 대신 봐주는 쇼핑대행업, 그리고 컴퓨터의 기능키를 한 번누르거나 전화 한 통화면 원하는 물건을 집에서 받아보는 홈쇼핑문화까지 끊임없이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시말해 사회가 이들에게 거의 완벽한 「생존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큼 충분한 삶의 질을 누리면서도 남들보다 많은 자기시간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은 나름대로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

우선 함께 있기만해도 결혼을 강요하는 듯한 가족들로부터의 독립. 93년 첫선을 보여 급속하게 늘고 있는 원룸식 주택은 이들에게 최적의 주거공간이다. 『퇴근뒤에도 거의 매일 선을 주선하는 가족들에 시달리다 쫓기듯 집을 옮기고 보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지방출신으로 결혼한 누나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다 올해초 강남구 역삼동 10평형의 원룸식 연립주택으로 집을 옮긴 김민철(33·회사원)씨의 말이다. 김씨는 『그래도 누나집과 가까운 탓에 가족의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느낌』이라며 『이 집의 계약이 끝나면 아예 종로구에 있는 회사근처로 옮겨 출퇴근 시간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요즘 대학가나 지하철역 부근 등 교통이 좋은 원룸주택에는 침대 책상 옷장 TV 이불은 물론 가스레인지 숟가락 젓가락까지 생활도구가 모두 갖춰져 있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옷가방만 있으면 마치 호텔에 묵었다 떠나는 것처럼 마음에 맞는 집으로 옮길 수 있다.

일단 독립을 하면 그 다음의 생활은 그냥 물흘러가듯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2년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있는 윤성학(35·회사원)씨의 아침을 보자.

「아침 6시30분 시끄럽게 울어대는 자명종소리에 일어난다. 술에 취해 들어와 어쩌다 자명종을 못맞춰 늦게 일어난 아침에는 어김없이 깨워주는 모닝콜이 간절하다. 간단하게 세면을 겸한 샤워를 마치면 7시. 출근을 서둘러야 할 때다. 주말에 한꺼번에 월풀빨래방에서 세탁한 속옷과 역시 세탁소에서 찾아다 놓은 잘다려진 바지와 와이셔츠를 입고 지하철을 갈아타며 시청 주변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50여분이 걸린다. 회사근처의 요기방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사무실에 들어가면, 자판기의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20여분의 시간이 남는다」

윤씨는 『갈아입을 옷을 찾아주거나 아침밥을 해놓고 권하는 아내가 없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직장업무가 끝난뒤 동료들과 가볍게 볼링이나 당구 등의 오락을 즐기거나 학교친구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이 많지만 혼자만의 방에서 비디오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우며 저녁시간을 보낼때도 적지 않다.

30대 독신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주말보내기. 평일과 같이 영화를 보거나 집안에 들어앉아 비디오로 시간을 보내기는 아깝다. 주말이 가까워 오면 이틀정도 휴식을 취하며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느라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외국인회사 디자인실에 근무하는 김연미(34·여)씨는 최근 수상스키에 빠져 있다. 지난 6월말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구명동의를 시험하기 위해 경기 청평의 K수상센터에 들렀다 배운 재미가 그만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거의 주말이면 함께 수상스키를 배운 동료 1∼2명과 함께 청평을 간다』며 『홀가분하게 떠났다 돌아올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차 뒷트렁크에 항상 낚시장비를 가지고 다니고 있어 토요휴무라도 있는 주말에는 금요일 저녁 직장이 끝나자 마자 바로 떠난다』고 말하는 낚시광 유석현(36·회사원)씨는 전국의 이름난 낚시터를 안 가본 곳이 없다.

젊은 이들에게 왕성한 성욕이 문제라면 문제.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점점 개방되어 가는 성의식과 독신여성들의 증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모(37)씨는 『결혼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 여자를 여러해 만난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비슷한 생활관을 가진 몇몇 여자친구를 만나 가끔 주말을 함께 보낸다』며 『물론 결혼을 하지 않고 서로 임신에 대해 주의를 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독신추세에 대해 연세대 조혜정(사회학) 교수는 『독신의 증가는 더이상 부인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 되고 있으나 문제는 우리사회가 가부장적 가족중심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데 따른 의식지체현상』이라며 『독신에 대한 지나친 편견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동국 기자>

◎30대 독신/대우건설 임재홍 차장/‘결혼위한 결혼’ 생각없어/올백에 멜빵바지 ‘튀는 39세’/업무도 레포츠도 똑소리/“평생 동반자 만나면 결혼”

(주)대우건설 홍보팀 임재홍 차장은 결혼을 위한 결혼은 하지않겠다는 생각을 갖고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적령기에 쫓기듯 짝을 찾아 결혼하게 되지만 그에게 이런 사회적 통념은 통하지 않는다.

『동반자적인 관계로 평생을 지낼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람만 있다면 언제든지 결혼할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그의 나이는 39세. 결혼적령기는 이미 지난지 오래다. 사고나 생활방식이 비슷한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그가 「싱글」인 이유이지만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독신생활을 즐기며 훌륭히(?) 생활해가고 있다.

여러 면에서 그는 튀는 사람이다. 멜빵바지와 짙은 남색 와이셔츠에 올백으로 넘긴 헤어스타일 등 외모로만 본다면 그는 영락없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늙은 오렌지라고나 할까.

그는 재즈음악을 즐기고 재즈카페도 곧잘 간다.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신곡을 배워 노래방에서 써먹고 디스코 텍도 즐겨 찾는다. 시간이 나면 직원들과 여행을 가고 골프도 준 프로급이다. 요즘은 스킨 스쿠버도 배우고 있다. 한마디로 20대 후반의 생활이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것도 자유분방한 생활 때문. 그 역시 자유로운 생활을 독신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물론 불편한 점도 없지않다. 부부동반 모임과 같은 경우에는 왠지 참석하기 껄끄럽다. 「결혼 언제 할거냐」는 질문에 일일이 대꾸하는데도 이젠 지쳤다.

그가 노는데 정신이 팔려 결혼을 미룬 것은 아니다. 타고난 튀는 성격에다 일에 대한 열정이 그의 발목을 잡았을 뿐이다. 일에 관한 한 그는 「똑부러질」 정도로 야무지다. 인간성도 좋아 직장 후배를 챙겨주는데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복잡한 업무와 잦은 해외출장, 지방출장 등 회사일에 매달리다 보니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 독신이 늘고있는 이유에 대해 『혼자 사는 것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 현재의 지위나 경제적 여유, 자유로운 생활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결혼 적령기가 점점 더 늦어지고 결혼보다는 생활의 질을 더 따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단언했다.<정진황 기자>

◎광고회사 30대 미혼 조사/“사랑한다면 결혼전 성관계 가능”“내집마련 못해도 차는 있어야”

우리나라 30대 미혼들은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혼전에 성관계를 갖는 것도 무방하며, 집을 마련하기 전이라도 차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금강기획 동방기획 LG애드 MBC애드컴 오리콤 코래드 한컴 등 주요광고회사가 지난해 3∼6월 전국의 30대 미혼 남성 76명과 미혼 여성 23명 등 99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혼전에 성관계를 갖는 것도 무방하다」는 항목에 대해 「전혀 아니다(10.1%)」 「아니다(14.1%)」 「약간 아니다(6.1%)」보다 「매우 그렇다(11.1%)」 「그렇다(27.3%)」 「약간 그렇다(12.1%)」라고 응답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보통이다」는 19.2%였다.

또 「집을 마련하기 전에도 차는 있어야 한다」는 항목에는 「전혀 아니다」가 9.1%, 「아니다」가 10.1%, 「약간 아니다」가 12.1%인 반면 「매우 그렇다」는 8.1%, 「그렇다」는 20.2%, 「약간 그렇다」는 22.2% 로 집보다는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보통이다」고 답한 경우는 16.2%였다.

한편 「집안을 항상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항목에는 「전혀 아니다(6.1%)」 「아니다(15.2%)」 「약간 아니다(16.2%)」와 「매우 그렇다(4.0%)」 「그렇다(11.1%)」 「약간 그렇다(15.2%)」가 비슷하게 응답했다. 30.3%는 「보통이다」고 답했다.

또한 「교통이 불편해도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항목에 「약간 그렇다」가 21.2%, 「그렇다」가 26.3%, 「매우 그렇다」가 12.1%로 긍정적으로 답한 경우가 절반을 훨씬 넘었다. 「보통이다」는 16.2%, 「약간 아니다」는 15.2%, 「아니다」와 「절대 아니다」는 각각 1.0%와 8.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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