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분만에 서울을 잿가루로 만들어 버린다는데도 놀라는 사람이 별로 없다. 황장엽씨 말대로라면 슈퍼의 라면이 벌써 동나야 마땅한데 요즘 시중에서 라면 사기 힘들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설마 그동안 「북풍」이 불 때마다 라면을 사들여 놓아서 더 사들일 필요가 없어서는 아닐 터이다.일부에서는 중증의 안보 불감증을 개탄한다. 정권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북풍을 활용했던데서 결과하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양치기 소년의 비극」을 예약해 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황씨의 말 한마디에 경기들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북한의 기습 공격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화력의 70%이상을 수도권 직접 타격이 가능한 휴전선 지역에 전진배치시켜 놓고 있다. 전술적으로 보면 휴전선에서 장거리포 사정거리에 있는 인구 천만 도시의 서울은 북한측에 잡혀있는 볼모나 다름없다. 서울 도심에 장사정포탄 몇발만 떨어져도 서울은 단박에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해버릴 것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기습적인 장사정포 공격까지 개전초에 봉쇄할 수있는 방어전력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국가예산운용차원에서 보면 앓느니 죽는 것이 낫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설사 막대한 예산을 들여 그런 전력을 구축했다하더라도 북한이 서울을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빠뜨릴 방법은 생화학무기 살포 등 그외도 얼마든지 있다. 즉 군사적으로 완벽하게 서울을 지켜낼 방법은 없다. 결론은 평화체제 구축이다.
황씨가 『언젠가는 전쟁이 일어난다』고 했듯 북한 김정일체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뇌관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고도의 폭발물 처리기술이다. 그것이 위험한 물건이라고 겁을 먹거나 폭탄자체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황씨가 진정으로 민족을 전쟁의 참화로부터 구할 생각이라면 「김정일 시한폭탄」의 위험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그 폭발물처리기술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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