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10분 환담 언중유골 신경전/800여명 참석 ‘미니’대회 불구 열기 고조12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제주도 신한국당 합동연설회는 800여명이 참석한 「미니」대회였음에도 열기는 다른 지역 못지않았다. 제주지역 3개 지구당의 대의원 추천서를 싹쓸이했던 이회창 후보측과 이한동 후보측은 유세장 분위기를 압도하려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회창 후보는 이 지역의 양정규 변정일 의원 외에 김종하 황우려 김문수 이국헌 의원 등을 대동한 채 50여명 지지자의 박수와 연호속에 대회장으로 향했다.
이한동 후보는 이 지역의 현경대 의원, 김영구 이사철 의원과 함께 대회장 입구에 나란히 서서 악수공세를 펼쳤다. 이한동 후보 지지자들은 대회가 시작되기전 이후보를 에워싸고 기호와 이름을 외치며 세를 과시했다. 이한동 후보 바로 옆 자리에서 대의원들을 맞이한 이인제 후보측 선거운동원들도 이에맞서 이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회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김덕룡 후보는 맹형규 이원복 오양순 의원 등과 함께 대회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잡고 대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이에비해 박찬종 후보와 최병렬 후보는 몇몇 수행원들과 함께 대의원들에게 악수만 청했으며, 가장 늦게 대회장에 도착한 이수성 후보는 호텔로비와 입구주변에 있는 대의원들과 악수만 나눈 채 곧장 후보자 대기실로 향했다.
대회 10여분을 앞두고 후보자 대기실에 모인 후보들은 환담을 나누면서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수성 후보는 이회창 후보가 대기실로 들어오자 『어제 부산대회에서 이야기한 「피비린내 나는 정치보복」은 야당이 집권할 경우 그럴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잘못 받아들여졌다』며 이회창 후보측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나도 야당이 집권할 경우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로 들었다』고 응수했다. 이때 옆에 있던 최병렬 후보는 『무슨 이야기냐』며 관심을 표명하면서 『내 생각도 그런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대기실로 들어온 이한동 후보가 자신과의 연대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이수성 후보에게 『오늘 아침에 내려왔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이수성 후보는 『오늘 연설회를 마치고 생선회에 소주나 한 잔했으면 좋겠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자 이한동 후보가 『여기 생선회는 참 달다. 끝나고 한잔하고 올라가자』고 화답했다.
뒤이어 대기실에 들어온 박찬종 후보는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이 지역에서 한 장의 추천서도 못받았다. 그런데 조금전 진짜 지지자들과 악수를 했다』며 이회창 후보와 이한동 후보의 대의원 추천장 「독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박후보는 이수성 후보가 『나도 이 지역에서 한 장도 못받았지만 그렇게 불쾌하지 않다』고 하자 『이고문이야 포용의 정치인이니까 그럴 수 있겠지』라면서 『부끄러운줄 알아야지』라며 특정후보 진영의 세몰이 행태를 꼬집었다.<제주=홍희곤 기자>제주=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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