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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성의식 ‘위태위태’/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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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성의식 ‘위태위태’/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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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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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포르노테이프는 전부터 알던 일” 시큰둥 반응/남학생은 과감·여학생도 정조관념 희박해져/비디오방 간이침대 등 곳곳 ‘청소년 성 해방구’/비현실적 성교육 그나마 한학기 7∼10시간뿐10대들의 성의식이 위태롭다. 「청소년 포르노테이프」가 보도(본보 12일자 35면)된 12일 대다수 시민들은 믿기지 않는 사실에 경악한 반면 정작 당사자들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일』이라며 오히려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또 이날 강북지역에서도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 「비디오의 주인공을 안다」는 등 제보전화가 잇달아 이 테이프가 서울전역의 청소년에게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입증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지하철 노원역 뒤 한 카페에서 만난 박모(18·T고3·노원구 월계동)양은 『52명의 급우중 약 20여명이 성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3∼4명은 낙태수술도 받았다』고 말했다. 박양의 같은 반 친구인 조모(18)양은 『나는 사귀는 남자애가 아니면 함께 자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신촌 G백화점 뒤편에서 만난 이모(17·B고2)군은 『일주일에 두번 정도 친구들과 이 곳에 놀러오는데 여자애들과 어울리기 쉽고, 운 좋은 날은 외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성 친구를 만나는 곳은 카페와 소주방 노래방 비디오방 등. 특히 비디오방은 「성의 해방구」로 통한다. 간이침대에 화장지까지 비치된 곳도 상당수. 일단 방에 들면 주인은 영화포스터 등으로 입구 유리창을 가려준다.

문란한 10대의 성은 일부 비행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모방송국 작가 이모씨가 서울 S여고(인문계) 2학년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앙케트」 내용중 한 여학생은 「남자애가 같이 자기를 원해 할 수 없이 잔다. 같이 자지 않으면 남자애가 싫어할 것 같아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고생들이 쓰는 남녀관계와 관련된 은어 중 「접시」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서로 다른 여학생 100명과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D공고 야간 3학년 이모(18)군은 『우리반에서 「한 접시」를 넘긴 학생이 3∼4명 정도 된다』며 Y, S 등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10대들의 무분별한 성의식은 음란물의 무차별적 공세를 통해 은연중에 형성되고 있다. 종로 세운상가,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중고생이 불법복제된 음란비디오 테이프와 CD판매의 주고객층이 되어 있다. 세운상가 인근을 지나면 술집 삐끼처럼 젊은 사람이 접근, 『좋은 것 구경하고 가라』며 중고생을 잡아 끄는 광경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S고 3학년 한모(18)군은 『음란테이프는 중학교때 볼 만큼 봤다』며 『세운상가에 가서 2만∼5만원만 주면 언제라도 구할 수 있으며 용산전자상가에서도 인터넷 음란사이트에서 다운받은 내용을 편집한 「백업CD」를 항상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컴퓨터 보급이 대중화하면서 중고생은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부 학생들은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포르노에 나옴직한 내용을 인터넷 등에서 직접 다운받아 복제, 이를 PC통신 사설게시판을 통해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된 일도 있다. 만화방에도 출처가 불분명한 수십종의 음란만화들이 청소년을 기다리고 있다.

10대 중고생은 갖가지 음란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이들의 성관념이나 의식은 성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임에도 학교교육이나 가정교육은 전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기껏해야 한학기에 양호 및 체육교사를 통한 7∼10시간 정도의 성교육에 의존할 뿐이다. 실업고에서는 이미 생활지도교육은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혼모 상담·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에 따르면 올들어 상담한 미혼모 중 19세미만의 미성년자가 55%이며 이 중 80%가 양친이 있는 중류층 가정 자녀였다. 홀트아동복지회의 경우도 지난해 상담한 미혼모 1,089명중 60%인 649명이 고교생이었다. 동방아동복지회 추윤자(50·여)씨는 『최근들어 상담소를 찾는 미성년 미혼모는 성폭행에 의한 사례보다 서로 원해 성관계를 가진 사례가 훨씬 많다』며 『이들 중에는 집안이나 성적 등이 상위권에 드는 학생도 상당수』라고 말했다.<이진동·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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