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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남매 “누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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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남매 “누나는 없다”

입력
1997.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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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태어나도 주민등록때 여아 뒤로 밀려/“행정편의주의·남아선호의 유산” 지적 높아「쌍둥이 누나는 없다?」

회사원 김모(34·서울 강동구 상일동)씨는 최근 동사무소에서 지난달 21일 태어난 쌍둥이남매의 출생신고를 하면서 『여아를 먼저 낳았다』고 직원에게 몇차례나 확인해 주었다. 또 딸의 출생신고서에 「쌍태아 중 제1아」라고 적고 아들의 신고서에는 「쌍태아 중 제2아」라고 또박또박 적었다.

그러나 이틀후 회사에 제출키 위해 주민등록등본을 뗀 김씨는 고개를 갸웃했다. 주민등록표에는 출생순서상 동생인 아들이 아내 이름 바로 다음칸에, 누나인 딸은 그 뒤에 등재돼 있었다. 가족서열에서 「제1아」와 「제2아」가 뒤바뀐 것이다.

김씨는 동사무소 담당직원으로부터 단순한 「직원의 실수」가 아님을 확인하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주민등록번호의 뒷부분 첫 숫자가 남자는 1, 여자는 2이기 때문에 생년월일이 같은 남녀를 컴퓨터 주민등록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출생순서에 관계없이 번호순에 따라 여아가 항상 뒤로 밀린다는 설명이었다.

김씨는 『이같은 행정편의주의가 결국 또다른 남아선호사상을 부채질한다』며 『상속 등의 미묘한 문제를 떠나서도 후일에 딸아이가 「왜 내가 동생이 돼 있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연숙 회장은 『이는 「남아우선」이라는 잘못된 통념이 행정에도 반영된 것』이라며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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