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북문제 초당적 협조 필요” 강조/야 “황씨 진술 정치적 악용 우려” 경계여야는 10일 황장엽씨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안보문제에 대해선 초당적 대처를 강조하면서도 적지않은 시각차를 나타냈다.
신한국당은 북한의 전쟁준비 실태가 현실로 밝혀졌다고 판단, 대북 경각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이른바 「황장엽 리스트」가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않았다.
○…신한국당은 황씨 회견으로 북한의 호전성이 입증됐다며 안보문제에 관한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윤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내부의 어려움과 김정일의 호전성 등을 고려할 때 황씨의 증언에 따른 전반적인 대북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대비가 있어야 한다』면서 『정치권도 대북문제에 관한한 초당적으로 신중히 접근하는 한편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문 국회 통일외무위원장은 『황씨의 기자회견으로 항간에 나돌던 「위장망명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고, 김영일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황장엽리스트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황씨의 조사결과와 기자회견가운데 「황장엽리스트」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전쟁위협설에 관심을 보였다. 야권은 특히 『황씨의 기자회견이 흐트러진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면서도 「황장엽 파일」의 정치적 악용가능성을 경계했다.
국민회의는 『황장엽리스트가 존재하지 않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고 평가한 뒤 『황씨가 진술한 북한관련 다양한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차원에서 최대한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황씨가 진술한 북한관련 정보의 「선별공개」를 우려하고 황씨의 국회출석과 증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민석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황장엽리스트」는 없다면서도 황씨가 접촉한 인물들을 진술했다고 발표한 대목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리스트건 아니건 북한의 대남공작차원에서 남한 내부에 혐의있는 인사가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조속히 색출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당직자는 『리스트가 없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한영수 자민련 부총재는 『앞으로 황씨의 진술내용이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 합동으로 황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복 자민련 총재비서실장은 『우리 정부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밝힌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스트가 없다고 했으나 자신의 글로 「남쪽 권력핵심부 깊숙이 우리 사람이 있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으니 그 내용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황씨의 발언내용에 의문을 제기했다.<김광덕·김성호 기자>김광덕·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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