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 미달로 상임위 무산까지여야간 지루한 공방을 거친 끝에 어렵사리 열린 임시국회가 신한국당 당내 경선에 의원들을 빼앗겨 「반쪽 국회」가 되고 말았다. 10일로 4일째를 맞고 있는 국회 상임위 활동에서 신한국당 의원들의 출석률은 5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회의측 주장에 따르면 행정·내무·통상산업 등 6개 상임위 전체회의가 열린 9일의 여당의원 참석률은 30%를 훨씬 밑돌았다. 그나마 참석한 여당의원들 가운데에는 상오에 잠깐 얼굴을 비쳤다가 정책질의를 서면으로 대신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허다했다. 9일 하오 속개된 통상산업위에는 여당의원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고 행정위엔 소속 여당의원중 이상현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12개 상임위가 열린 10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상오에 열린 법사위에는 여당의원 8명중 강재섭 위원장을 포함, 최연희 안상수 의원 등 3명만이 참석했다. 교육위엔 8명의 여당의원중 박범진 함종한 의원 등 2명만이 얼굴을 비쳤다. 하오에 열린 농림해양수산위에는 12명의 여당의원중 김기춘 의원만이 유일하게 참석, 그나마 체면을 지켰다. 상황이 이쯤되자 성원미달로 상임위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10일 하오 열린 환경노동위는 의원들의 이석이 잦자 서면질의로 모든 것을 대신한뒤 1시간만에 서둘러 회의를 끝냈다. 이에앞서 농림해양수산위는 9일 청원심사소위를 열어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 등 관련청원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성원미달로 16일로 일정이 순연됐다.
야당의 경우 상임위별로 편차가 있으나 대략 70∼80%의 참석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민회의 의원들의 참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10일 『민생현안을 논의하자던 여당의원들은 다들 어디 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이제 국회를 야당이 접수했으니 5개월뒤 청와대를 마저 접수하면 된다』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 그러나 여당의원들의 불참으로 상임위가 맥이 빠지고 국민들의 관심권에서 밀려나는 기미를 보이자 야당의원들도 상임위 의석을 이탈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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