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위험” 거듭 강조 ‘위장망명’ 일단락된 셈/사상전향 문제는 뚜렷한 입장 안밝혀 모호황장엽씨가 망명했을 때 제기된 의문점들이 있다. 위장망명, 사상전향, 망명과정의 김현철씨 개입, 우리측 관계기관의 공작여부 등이 그것이다. 10일 황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의문점의 상당부분은 해소됐지만 미진한 부분도 남아 있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황씨의 위장망명설에 대해 안기부는 『위장망명으로 판단할 만한 사항이 드러나거나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일 독재체제에 대한 염증과 조국통일에 기여해 보겠다는 민족적 차원의 고뇌 때문에 망명을 결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얘기였다. 황씨 자신도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일문일답에서 『북한의 무력남침 위험성을 알리고 평화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대한민국으로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기부의견이 아니더라도 이날 회견을 통해 황씨의 망명은 위장된게 아님이 분명히 확인됐다는게 일반적인 평이다.
그러나 「사상 전향문제」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안기부는 『황씨가 북한 공산독재체제를 거부,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의 길을 선택했고 그동안 주체사상을 통해 김부자 체제보위에 앞장서 온데 대해 깊은 자책감을 느끼고 있어 더 이상 사상전향 여부를 논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황씨 본인은 이날 이 부분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모두발언에서는 『북한을 오늘의 비참한 상태로 이끌어온 독재통치자들에게 복무하여온 지난 날의 죄과에 대하여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고만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이미 60년대에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나 사상전향을 했다』면서도 『인본주의 사상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으므로 사상전향은 계속되고 있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이밖에 김현철씨 개입여부, 우리 관계기관의 공작여부 등도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았다. 다만, 안기부가 이날 보도자료에서 『황씨가 지난해 11월 안전한 서울행을 위해 김덕홍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남측 인물인 사업가 모씨에게 망명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점에 비춰 관계당국이 이 때부터 황씨의 망명의사를 알고 「활동」에 들어갔을 개연성은 크다는 분석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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