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는 사람 많아 놀랐다”“성·얼굴 닮았다고 뽑지말라”“지역주의론 큰 정치 못한다”「대구·경북에선 박정희향수론을 자극하라」
9일 신한국당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는 TK정서의 안방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7명의 후보가 마치 약속을 한 것처럼 「박정희 향수」를 등에 업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그러나 박정희 향수론에 대한 각 후보의 평가와 계산은 자신의 정치경력과 맞물려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쪽은 「신보수주의」를 내건 이한동 후보였다. 연설의 대부분을 박 전대통령에 할애한 이후보는 『오늘 연설회에 앞서 구미에 있는 박 전대통령의 생가를 고인의 장조카인 박재홍 전 의원과 함께 방문, 고인의 넋을 기렸다』고 서두를 꺼낸뒤 『대구·경북은 박 전대통령의 정치적 얼이 살아 숨쉬는 위대한 지역』이라고 치켜세웠다.
「TK본류」를 자처해온 이수성 후보는 TK정서에 쏠린 부정적 시각을 의식한 듯『고향이 같다고 나를 지지할 필요는 없다』며 우회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후보는 『입이나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말하는 사람을 뽑아달라』며 지지를 유도했다.
「박정희 신드롬」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되는 이인제 후보는 자극적인 표현을 가능한 자제하면서도 박 전대통령의 후광효과를 은근히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곳에 올때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놀라곤 한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줄 패기에 찬 젊은 지도자를 선택할 때』라며 「젊은 박정희론」을 내세웠다.
나머지 후보들은 박 전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지역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했다. 박찬종 후보는 『박 전대통령과 성이 같다는 것이 중요하지않다』면서 『나는 박정희식이 아닌 박찬종식으로 열정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후보는 『진정한 대구·경북정서란 고향만 따지는 편협한 정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최병렬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성이나 얼굴이 닮았다고 뽑지말고 일하는 모습에서 가장 닮은 사람을 뽑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 후보는 박 전대통령을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대통령」정도로 간략하게 평가한뒤 『그러나 이제는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은 큰 정치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대구=장현규 기자>대구=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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