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법정 설때마다 해결사역/“한국기업 현지적응도 돕고싶어”『스위스는 외환거래에 대해 정부가 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세계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지요. 스위스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현지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량역할을 하고싶습니다』
스위스 법조계 최초의 동양계 변호사 송정현(31)씨는 한인사회에서 「해결사」로 불린다. 스위스 사회에 익숙하지 못한 한인들이 각종 사건에 연루되어 법정에 설때마다 법원측에서 가장 먼저 연락하는 사람이 송씨. 지난해 5월 변호사시험에서 스위스 최초의 동양계 변호사탄생으로 화제를 모았던데다 한국사람들 문제라면 발벗고 나서는 적극성 때문에 현지 실정이나 언어에 익숙치 못한 사람들이 법정에 설때 통역사로 또 대변자로 자리를 잡았다.
초등학교 5학년때 부모와 함께 이민한 교포 1.5세대인 송씨가 말하는 스위스는 한마디로 기회의 땅이다. 650만을 헤아리는 스위스 인구 5명중 1명이 이민자로 추정될 만큼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 동양계라는 이유로 특별한 차별을 당하지않는다. 빈부차도 거의 없다. 교민사회는 상사주재원 포함 900명 남짓(교포 367명)에 불과하지만 교육열이 높고 생활이 안정돼있다. 외환거래량이 엄청난 만큼 일거리나 성공의 기회도 많다. 문제는 이민사회에서 흔들리지않는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송씨는 『이민국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언어구사능력 만큼이나 뚜렷한 자기정체성을 갖춰야한다. 스위스인이기 이전에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그 이름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재산이 됐다』고 말한다.
송씨는 현재 스위스인인 남편 피터 군디히와 취리히시에서 30분 거리인 부촌 저그(Zug)시에서 부부변호사로 활동하는 한편 모교인 취리히대학에서 법률학 박사과정을 이수중이다. 인간의 평등한 권익보호에 관심이 많고 박사학위를 받으면 상법전문 변호사로 일할 계획이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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