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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산학협동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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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산학협동만이 살 길이다

입력
199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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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감소시대’ 대비 기업체의 요구에 맞춘 주문식 교육 도입과 특별전형선발 확대 등 전문대 생존전략 박차21세기를 준비하는 전문대의 각오가 대단하다. 예비 대학생의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2000년대까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4년제 대학과 겨루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전문대가 내실 강화와 체질 개선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많은 전문대들이 4년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력의 키워드로 삼고 있는 것이 대학 특성화. 다른 교육기관이 따라잡을 수 없는 전문화한 분야를 집중육성,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예전, 인하공전, 경희호텔경영전문대 등은 각각 방송연예, 항공, 관광·호텔경영 등으로 특화, 4년제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문」 대열에 끼었다.

서울 인덕전문대도 첨단공업기술과 디자인 분야로 특화한다는 목표로 이 분야 집중육성을 위해 정보화를 서두르고 있다. 대구 동국전문대는 전통발효식품과 약용식품과 외식산업과 등 이색학과를 설립, 식품산업 관련분야로 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섬유 분야로 특화한다는 전략을 내건 경기 부천전문대도 인접 분야인 디자인, 사무자동화 등의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대들이 잇따라 내놓은 톡톡 튀는 특별전형 선발기준도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대구 산업전문대는 산업안전과 등 4개 학과에서 119 구급대원이나 소방서·경찰관서 직원, 국내외 조리기능경진대회 입상자, 부동산중개업자 등을 선발한다. 계명전문대 축산과는 한우와 젖소 10두, 비육돈 100두, 산란계(알낳는 닭) 5,000수 이상의 사육자를 특별전형한다. 학과 성적에 못지않게 현장 경험을 중시, 전문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산업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도 전문대의 살길이다. 지역경제 개발방안과 산업체 진출입 예상도에 따라 교육의 장기비전을 마련하고, 명실공히 전문산업인력의 공급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시도다. 최근 산업체 인력에 대한 위탁교육을 실시하는 전문대가 늘고 있는 것도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문대의 노력 때문이다.

부산 동의공전은 부산 가덕도 신항만과 녹산·신호공단 조성이 완성되는 2000년대에 정보통신·대형물류사업이 지역경제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구 영진전문대는 산업체의 요구에 따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주문식 교육」 프로그램을 시범운영중이다.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전공, 이수교과목, 인원수 등을 미리 조사한 뒤 필수교과목과 전공코스당 학생수를 조정, 별도의 적응과정 없이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산업일꾼을 기르겠다는 것이다. 영진전문대 홍성태 교무처장은 『주문식교육을 시작한 지난해 입학생들의 예비 취업율이 200%를 넘어서는 등 산업체의 호응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내실강화와 체질개선에 주력하는 학교가 늘면서 전문대에 냉담하던 기업들의 반응도 한결 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업체 모토로라는 지난해 대한전자공학회 전문대학위원회와 산학협력계약을 체결, 매년 1만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지원키로 했다. 전문대학위원회는 이 지원금으로 전자과 학생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통신시스템 기초실험 교재를 제작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 연구사업에 착수했다.

전문대학위원회 총무 이상회 교수(대유공전)는 『철저한 대학 특성화와 긴밀한 산학협력이야말로 전문대가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김경화 기자>

◎틈새분야 공략 전문대 인기학과들/신세대 관심대상 특화/경쟁률 두자릿수 껑충

인터넷정보, 창업경영, 컴퓨터창작, 메카트로닉스, 항공운항, 멀티미디어, 영상정보처리, 피부관리, 증권금융, 안경광학….

산업현장의 최첨단 용어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이 단어들은 경쟁률이 수십대까지 치솟는 전문대 인기학과들의 명칭이다. 4년제 대학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틈새분야로 자리매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4년제 대학에 실패한 뒤 차선책으로 전문대를 선택하는 「패잔병」들이 아니다. 고교 시절부터 이 분야를 목표로 매진한 「엘리트병」이나 4년제를 졸업한 뒤 「큰 뜻」을 갖고 전문대에 도전한 「늦깎이」들이 많다.

전통적으로 전문대 소신파들의 발길을 잡아끈 인기학과는 관광·호텔경영, 간호, 유아교육, 실용외국어 등 실무능력이 중시되는 실용분야. 최근에는 특수디자인 전문공학 등 전문대에서만 배울 수 있는 틈새분야나, 컴퓨터 레저 방송·연예 등 학벌보다 능력이 우선인 분야가 전문대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가장 주가가 오르고 있는 학과는 컴퓨터나 정보통신 등 첨단 분야를 다루는 학과들이다. 올해 입시에서 34.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터넷정보학(동양공전)이 대표적인 예. 소프트웨어개발(두원공전) 이동통신(청강문화산전) 컴퓨터창작(동아방송전문) 시각정보디자인(한양여전) 컴퓨터정보기술학(연암공전) 정보검색(동원공전) 등 첨단 커리큘럼을 갖춘 학과들의 경쟁률이 치솟았다. 금융보험(대전보전) 금융정보(대경전문) 노사조정(충남전문) 창업경영(경기전문) 등도 전문경영인으로 업계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있는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방송·연예 관련학과들도 대중문화에 친숙한 신세대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그룹이 설립, 올해 처음으로 입학생을 받은 동아방송전문대의 방송기술, 영상제작, 음향제작, 방송보도, 방송연예과 등은 골고루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만화예술(공주, 경민전문) 애니메이션(청강문화산전) 만화영화(웅진전문) 등도 만화의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의 지원이 몰리고 있다. 여가시설관리(상지병설전문) 무도(인천전문) 애완동물(공주전문) 여가문화(주성전문) 말레이·인도네시아지역통상(성심외전) 청소년문화(주성전문) 보석감정(대구전문) 약용식품(동국전문) 국제회의산업(제주관광전문) 등도 4년제가 건드릴 수 없는 틈새분야를 파고든 이색학과들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문종철 선임연구원은 『전문대에는 컴퓨터 방송 레저 스포츠 등 신세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특화한 학과들이 많다』며 『앞으로 이들 학과에 소신지원하는 학생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김경화 기자>

◎‘프로를 키운다’ 동양공업전문대/컴퓨터 실습자재 등 4년제 웃도는 투자·지원/취업률 95% ‘명문’ 우뚝

공업전문대학으로는 수도권에서 유일한 동양공전은 척박한 전문대학의 생존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번 평가 때마다 우수 대학으로 뽑혀 왔다.

지난해 실시한 대학교육협의회 평가에서는 전체 전문대학 중 2위였고 지난 5월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평가한 조사결과에는 종합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97학년도 입시에서 공업전문대로는 가장 높은 18.2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전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이미 선망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이 학교가 우수전문대로 선정된 이면에는 학교와 재단 측의 꾸준한 지원과 이에 힘입은 학생들의 열의가 원동력이 됐다.

먼저 학교 측의 투자 및 지원은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폭적이다.

860여대에 달하는 컴퓨터는 전문대에서는 단연 1위이고 4년제 대학을 합해도 최상위 수준이다. 시청각실에는 위성방송 수신체계가 갖춰져 있어 세계 각국 TV를 시청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항상 개방돼 있는 20여대의 TV·VCR 설비는 휴식시간에 소금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계 자동화 관련학과의 첨단 시설·장비들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4년제 학교에 뒤지지 않는 시설과 장비가 갖춰지자 학생들의 연구활동이 더욱 활발해졌고 각종 작품전에 나가 우수한 실적을 올리게 됐다.

학생 자율방식의 독특한 교육시스템인 스터디그룹에서 만들어지는 연구 작품들은 자체 심사를 거쳐 각종 전시회에 출품돼 호평을 받고 있으며 특히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매년 개최되는 신개발품 전시회에는 4년제를 포함한 국내 공과대학중 유일하게 10년째 참가하고 있다.

작품전에서 주가를 올리면서 정부와 기업측의 지원이 늘어가자 재정상황도 최상위권에 속하게 됐다.

전체 예산중 79.6%를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국고보조 외에 기업이 예산을 부담하는 산학협동프로그램 등의 외부 지원이 갈수록 늘고 있어 학교재정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취업률도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작품전에 참가한 연구팀 전원이 대기업에 특채되기도 하는 등 지난해 공업화학과 98%, 건축과 94%, 전자과 94% 등 전체 95% 가량이 취업에 성공했다.

정완섭 교무과장은 『학교의 지원과 학생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우수한 작품들이 업계에서 호평을 얻어가자 정부와 기업측의 지원도 늘어가고 이에따라 학교도 시설 및 장비구입에 더욱 주력하게 돼 학생들의 작품활동을 더욱 충실히 유도할 수 있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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