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출처 숨기려 헌수표도 ‘세탁’/이성호씨 ‘현철씨 50억’ 사과상자 21개 담아 자택 보관/김덕영 두양 회장 등 현철씨동문기업인 중간다리역김현철씨는 자금출처를 철저히 숨기기 위해 헌수표까지 세탁했으며 김덕영 두양그룹 회장 등이 현철씨와 동문기업인과의 다리역할을 했다는 사실 등이 7일 공판에서 새롭게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현철씨는 조동만 한솔그룹 부사장에게 50억원을 맡긴 뒤 94년 6월부터 96년 12월까지 매월 5,000만원씩 모두 15억5,000만원을 활동비로 받았다. 현철씨는 당시 수표추적이 어렵도록 여러차례 이서된 업소수표들로 받았으나 이것도 믿지 못해 다시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을 시켜 이를 실명전환해 사용했다.
이씨는 또 현철씨로부터 별도로 50억원의 관리와 실명전환을 부탁받고 잠시 증권계좌에 넣어두었다가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 뒤 이를 사과상자 21개에 담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집에 6개월간 보관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현철씨의 경복고 선배인 전세봉 감사위원이 93년초 동문기업인들과 현철씨의 모임을 주선한 뒤 이들이 매월 건넨 6,000만원을 받아 현철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95년 4월에는 『김덕영이 인사를 하고 싶어한다. 시간을 내달라』고 현철씨에게 전화로 부탁, 김씨가 롯데호텔 34층 객실에서 현철씨에게 3억원을 건네도록 주선했다. 김덕영 두양그룹 회장도 동문기업인들로부터 갹출금을 받아내 술자리에서 현철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현철씨 양복주머니에 넣거나 직접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신문에서는 현철씨가 동문기업인들로부터 받은 청탁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성호씨의 경우 93년 10월 대호건설이 나창주 전 의원 뇌물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당하자 처벌을 안받게 해주는 것은 물론 서초유선방송 사업자심사에도 영향을 받지않게 해 줄것을 현철씨에게 부탁했다. 이씨는 또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에 연루된 아버지 이건 전 대호건설 회장과 12·12사건에 연루된 장인 주영복 전 국방부장관의 선처를 각각 부탁했다.
검찰은 김덕영씨가 국제그룹 해체와 관련, 현철씨에게 신한종금 소송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부탁한 구체적 경위도 소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회장은 93년 3월초 대통령 당선축하모임에서 이를 부탁하자 현철씨는 사무실 전화번호를 적어주었다는 것. 김회장은 이에따라 「신한투금 주식반환청구소송 요약」 등 문건 4개를 현철씨 사무실에 전달했고 3개월뒤 동문모임에서 『보낸 서류를 보았느냐』고 확인하자 현철씨는 『복잡하던데요. 그렇지만 잘 되겠지요』라고 안심시켰다는 것이다.<이태규 기자>이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