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바둑동호인들의 오랜 벗 월간 「바둑」이 오는 8월호로 창간 30주년을 맞는다.재단법인 한국기원이 발행하는 「바둑」은 67년 8월 「기계」란 이름으로 창간호가 발행된 후 지난 30년동안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바둑전문지로서 바둑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특수취미 전문잡지가 성장하기에는 매우 어려웠던 국내 잡지출판계 현실에서 30년간 단 한 권의 결호도 없이 통권 361호를 기록했다는 것은 바둑 뿐 아니라 잡지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바둑잡지의 효시는 1964년 7월 육민사에서 발간한 「기원」. 바둑인구가 30만명 정도에 불과할 때 특수취미 전문잡지로는 선구자격으로 창간된 「기원」에 이어 「바둑」, 「바둑세계」 등이 속간됐었다. 그러나 모두 얼마 안돼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67년 8월호부터 한국기원이 「기계」를 창간한 것이다.
상업성을 목표로 한 개인출판사가 아니라 우리나라 바둑계 총본산인 한국기원의 기관지로 출발한 「기계」 창간호는 당시 50만 바둑인구에 5천부를 발행, 1주일만에 완전매진을 기록하는 등 바둑팬들의 열화같은 호응을 받았다. 창간 2주년을 맞아 제호를 좀 더 쉽게 하자는 바둑계의 의견에 따라 69년 8월호부터 「바둑」으로 변경, 지금에 이르고 있다.
월간 「바둑」은 지난 30년간 한국 현대바둑사의 산 증인이었다. 8·15광복과 함께 시작한 한국현대바둑사가 어림잡아 반세기. 그중의 절반 이상을 「바둑」이 보고 듣고 말하며 역사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크고 작은 각종 바둑계 뉴스와 국내외 주요 기전 전적 및 열전보가 상세히 수록되었고 알차고 수준높은 바둑강좌를 통해 바둑팬들에게 있어 「바둑」은 한 달에 한 번씩 보고 버리는 단순한 잡지가 아니라 항상 서가 제일 좋은 자리에 꽃아 두고 다시 꺼내 보는 바둑참고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바둑」이 그동안 한국기원의 기관지적 한계를 벗어 나지 못했다는 비평도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바둑계는 세계 유일의 바둑TV가 방영되고 「바둑」 외에도 조치훈후원회가 발행하는 월간 「바둑세계」, 주간 「바둑361」, 주간 「세계바둑」, 주간 「바둑 가이드」(8월 창간 예정) 등 다양한 바둑매체가 경쟁하는 「다매체시대」에 접어 들었다. 이에 따라 월간 「바둑」도 이제 한국기원의 기관지적인 성격에서 과감히 탈피, 새롭게 도약해야할 것이다.<박영철>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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