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법정 서는 「현 대통령 아들」/「돈 대가성·조세포탈」 공방 예상/유죄땐 5년이상 실형 불가피김현철씨가 7일 현직대통령의 아들로 처음 사법심판대에 오른다.
현철씨는 김덕영 두양그룹 회장과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으로부터 이권청탁과 함께 32억2천만원을 받아 특가법상 알선수재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와 함께 동문기업인 등 6명으로부터 받은 「대가성 없는」 돈 33억9천만원에 대한 증여세 14억8백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는 여전히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검찰과 변호인간의 공방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전망이다. 재판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우선 두양 김회장 등으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여부. 검찰은 김회장 등의 진술을 비롯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 공소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철씨가 통치권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현철씨측의 여상규 변호사는 김덕영, 이성호씨를 증인으로 신청, 돈에 대가성이 없음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철씨와 과거 지인들간에 제 살길 찾기 위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대쟁점은 조세포탈혐의다. 검찰은 현철씨가 기업인에게 돈을 받아 이성호씨 등의 계좌에 은닉하는 등 치밀한 자금세탁을 한 것이 조세포탈죄의 구성요건인 「사기 또는 기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는 시각이다. 검찰은 특히 「떡값」처벌을 위한 새로운 판례를 남긴다는 각오로 일본 판례를 분석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
현철씨측은 그러나 조세포탈의 범의가 없었다는 주장으로 맞설 계획이다. 여변호사는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의도와 인식이 있어야 적용이 가능한 죄를 현철씨에게 적용하기는 무리』라며 『현철씨는 차·가명계좌도 이용하지 않는 등 전혀 돈세탁 의도를 갖고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93년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된 정덕진씨는 탈세 목적으로 가·차명계좌에 재산을 숨겨 조세포탈죄 적용이 가능했었다는 주장이다.
현철씨는 혐의가 인정되면 징역 5년이상의 실형선고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가법상 알선수재혐의는 「징역 5년이하」, 조세포탈혐의는 「무기 또는 징역 5년이상」의 형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심재판은 쟁점이 명확한 만큼 무더기 증인신청이나 자료제출 등 지루한 과정은 없을 것으로 보여 5∼6차례 공판후 8월말∼9월초면 선고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과정에서 현철씨가 국정전반을 농단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철씨의 한보 관련설과 국정개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만큼 재판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돌출할 경우 재판은 쟁점과 별개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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