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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주철환 MBC PD(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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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주철환 MBC PD(1000자 춘추)

입력
1997.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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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개그맨 이휘재가 열연하는 「인생극장」의 핵심어는 「결심」이다. 『그래 결심했어』라는 다짐 뒤에 두 갈래 인생행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웃음을 위해 때로 과장된 구석도 보이지만 가끔씩 찡한 여운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가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따라 그 앞의 인생은 사뭇 달라진다. 사랑과 돈, 명예와 권력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다.오랫만에 텔레비전 토크쇼에 탤런트 이덕화씨가 초대되었다. 연기자에서 정치인으로, 다시 정치인에서 연기자의 길을 택한 그의 얼굴에는 귀향한 자의 안정감이 느껴졌다. 다소 비싼 수업료를 치른 피로함은 남아 있었지만 연기자 이덕화를 기대하는 팬들은 반가웠을 것이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와 연예의 세계는 닮았다. 최근 점잖은 분들이 안 해도 될 말을 한다든지 혹은 안 들어도 될 말을 듣게 되는 경우를 보는데 관객인 나로서는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자존심이 매우 훼손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안면 가득 미소를 띠우며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는 그들이 대단한 집념과 인내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 둘째는 정치라는 게 대단한 매력과 보상을 지녔으리라는 추측이다.

연예인이 인기정상에 서기 위해 온몸으로 뛰는 것처럼 정치인도 정상(대권)을 향해 진흙탕에서 몸버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다르다면 정상에 선 연예인은 한 순간의 실수로 다시 원래의 자리로 곤두박질치지만 정치인은 일단 정상에 서면 웬만한 실수는 그를 다시 출발지점으로 끌어내리지 못한다. 이덕화씨가 보여준 다큐멘터리(?) 인생극장은 이휘재의 그것보다 훨씬 인간적 냄새가 난다. 전장에서 돌아온 듯한 그의 표정속에는 이제 평화가 묻어 있다.

대권을 향해 뛰는 사람들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들의 결심보다 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국민의 결심일 것이다. 그 결심에 따라 우리의 인생극장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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