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구조 시장·소비자 위주 개편 주장/KDI 정책토론회우리나라 임산부 가운데 제왕절개시술로 분만하는 비율은 23.1%로 영국(10.1%)과 덴마크(11.8%)에 비해 2배가 넘는다. 왜 그럴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제왕절개시술의 의료보험수가는 18만원으로 정상분만 때 의보수가 4만원의 4.5배나 되는 등 의료보험수가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KDI는 4일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물가구조의 특징과 개편방향」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물가구조를 정부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생산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특히 교통요금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을 현실화하고 국내외가격차가 큰 농산물의 수입관세를 낮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이날 대표적인 물가왜곡 사례로 ▲의료보험수가 ▲통신요금 ▲아파트분양가 ▲물 및 에너지가격 ▲참깨 ▲맥주보리 ▲오렌지 생산자단체 수입 등 7가지를 발표, 이의시정을 당국에 촉구했다. 이 가운데 몇가지를 소개한다.
◇의료보험수가 전체 의료수가 항목 1,700여개중 약 40% 이상이 원가의 80%에도 못미치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과잉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또 진료과목간의 수가 불균형으로 의사들의 수입도 차이가 벌어지면서 전공의들의 전공과목 선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신요금 시내전화와 시외 및 국제전화 공급비용간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 시내전화요금의 인상을 억제해왔다. 이 바람에 시내전화요금은 원가에 못미치고 시외·국제전화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외·국제전화 이용자들이 시내전화 이용자들을 보조해주는 셈이다.
◇아파트분양가규제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실제 건축비보다 낮은 수준으로 규제, 건설업체들의 저질자재 사용 등 불성실 시공을 초래했다.
◇물과 에너지가격 물과 에너지는 국내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낭비와 과소비를 초래하고 있는 경우다. 수돗물 값은 우리나라가 톤당 275원으로 일본은 우리나라의 5.17배, 영국은 2.16배, 독일은 2.63배, 프랑스는 4.78배에 각각 이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도 우리나라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의 1.5배에 달한다. 경유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산유국가의 57% 수준이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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