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관 전망치 일제 상향조정/투자는 여전히 부진7월에 접어들면서 우리 경제가 좋은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각종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월중 무역수지가 2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물가도 10년래 최저치이며 6∼7개월 뒤의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2년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연초에 내놨던 각종 경제전망 수치들을 일제히 상향조정하고 기업들은 올해 매출과 이익목표치를 늘리는 쪽으로 수정하고 나섰다. 올 하반기중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적지않은 기업들이 극심한 경영·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고 투자분위기가 아직도 냉랭한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경제가 2년여 계속된 불황의 긴 터널에서는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올 경제성장률을 5.9%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는 5.8%로 내다봤었다. KIET는 특히 2백16억달러로 예상했던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1백83억달러로 낮춰잡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에서 4.6%로 수정했다. 성장이나 안정 국제수지 모두 3개월전 예상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이나 현대 등 민간 연구기관들도 연초 4.7∼5.7%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고 6.2%까지 상향조정하고 경상수지 적자폭도 최소 1백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는 등 각종 경제지표를 예외없이 좋은 방향으로 수정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이같은 기대감은 엔고에 따른 수출회복세와 임금안정 등에 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화는 앞으로 상당기간 현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개선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임금도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상반기중 임금협상을 마친 2천4백34개 업체의 평균 임금상승률이 4%로 전년동기의 7.5%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임금동결업체도 지난해의 3배가 넘는 4백73개사로 조사됐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금리도 11%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는 아직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한 대부분 연구기관들도 설비투자에 대해서만큼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대·대우·LG·한화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은 6월들어 자본재수입이 늘어나고 있으나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올 한해동안 투자가 지난해보다 최고 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아직 우리 경제를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덕수 통상산업부차관은 『무역수지 개선이 자생적인 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걷어내야 할 거품이 아직도 많은 상황이어서 경제 전반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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