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방조 재심서 무죄 「4성장군」 회복/검찰 항소 않을듯… 연금 3억 “덤으로”법원이 3일 신군부측에 의해 고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의 내란방조범으로 몰렸던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정 전총장은 잃었던 명예를 17년만에 되찾게 됐다.
대법원이 4월 12·12 및 5·18사건 상고심에서 가해자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군사반란 혐의와 정 전총장 연행의 불법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재심에서 정 전총장에게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고됐었다. 검찰도 간단한 증인신문만을 하는 등 사실관계나 법률적 쟁점 등에 대해 다투지 않아 5월23일 시작된 이 사건 재심공판은 한달여간 3차례 공판만 한 채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최세모 부장판사)는 『정 전총장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 방조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를 뒤늦게 보고받고 체포를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무죄 선고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이날 재판부의 선고결과에 승복, 항소하지 않을 뜻임을 밝혀 정 전총장은 「내란방조범」의 굴레를 완전히 벗게 됐다.
이에따라 정 전총장은 실형선고와 함께 보충역 이등병으로 강등돼 16년여간 받지못했던 장성급 군인연금 2억9천여만원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17년여간 「내란방조범」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불명예스런 삶을 보내야했던 정 전총장에게는 4성장군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게 됐다는 점이 가장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번 판결에 따라 80년 신군부의 내란과정에서 「죄인」의 누명을 썼던 피해자들이 잇따라 재심청구를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재판직후 정 전총장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진실이 밝혀진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심정을 밝혔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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