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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통신전쟁/김광일 정보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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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통신전쟁/김광일 정보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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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통신업계의 내홍이 도를 지나쳐 누워서 침뱉기 꼴이 돼가고 있다. 「고품질, 저가격」이라는 개인휴대통신(PCS)을 10월께 선보일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3사는 얼마전 주요 일간지에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텐 데」라는 광고로 휴대폰사업자의 신경을 건드렸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SK텔레콤은 기다렸다는 듯이 「과대포장」이란 제목의 광고를 통해 「정말 차세대 기술인가」 「전국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을 까」라며 PCS효용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PCS 3사는 즉각 공정거래위와 통신위원회에 허위광고로 제소하겠다고 발끈했다.

정보통신부가 부랴부랴 양측 임원들을 불러 옐로카드를 내보이자 공방전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한국통신과 데이콤간의 「ACR 전쟁」은 점입가경이다. 싸움은 데이콤측이 일반가정에 설치한 ACR를 한국통신 직원이 훔쳐가면서 비롯됐다.

ACR는 데이콤이 자사의 식별번호 「082」를 누르지 않아도 시외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 장치. 데이콤이 1일 「한국통신직원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광고를 통해 ACR절도를 비난하자 한국통신은 다음날 데이콤의 불공정사례를 폭로한 뒤 공정거래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데이콤은 곧바로 맞받아쳤다. 한국통신이 「한가족 ACR 5개 받아오기운동」을 통해 데이콤의 ACR 설치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콤측은 한국통신이 ACR 1대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1,000원, ACR를 철거하면 5,000원을 각각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98년 외국에 통신시장을 전면개방해야 한다. 선진국의 내로라 하는 통신업체와 기술이 밀물처럼 밀려들어 올 것이다. 그런데도 눈앞의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을 것인가. 통신업계는 진흙탕에서 발을 빼고 국민들에게 좀더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품질경쟁을 벌여야 한다.

반칙만을 일삼다가는 타이슨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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