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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밝기」 거의 기준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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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밝기」 거의 기준미달

입력
1997.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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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나 비오는 날 어쩐지 차선찾기 힘들더라”/도색 6개월 지나면 기능 상실/“오래가게 하려면 비싸다” 외면운전자에게 차선은 생명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 도로의 차선이 너무 흐릿해 비오는 날이나 밤이면 차선침범으로 인한 사고가 잦다. 특히 장마철에는 중앙선에 수막이 형성돼 차선구분이 어려워 더욱 위험하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원인은 운전자들이 노면표시선을 식별할 수 있는 척도인 반사휘도가 당국의 기준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경찰이 최근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도로중 반사휘도 기준에 맞는 도로는 7%에 불과했다. 반사휘도 기준은 황색차선이 70럭스, 백색차선은 1백20럭스로 크리스마스트리에 사용되는 전구 밝기 정도이다.

이처럼 반사휘도가 낮은 것은 현재 사용중인 도색방식이 도료를 칠하고 그 위에 유릿가루를 뿌리는 70년대 초반 도입된 「융착식」이기 때문이다. 이 유릿가루는 야간에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받아 빛을 반사해 차선식별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융착식」은 유릿가루가 자동차바퀴에 의해 쉽게 닳아 도색후 3개월이 지나면 반사휘도 기준에 미달하고 6개월후엔 아예 기능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선진국은 10여년전부터 도료위에 유릿가루를 압착하는 「돌출형」이나 「반사 테이프」를 사용, 안전운행을 돕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높은 야간 교통사고사망률과 잦은 차선도색으로 인한 시민불편 해소 등을 들어 노면표시선을 「선진국형」으로 변경하려 했으나 최초 시공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지자체들이 채택하지 않고 있다.

교통전문가들은 『돌출형이나 테이프형 등은 최초시설비용은 비싸지만 내구연한이 길어 더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가 시범적으로 돌출형으로 차선을 시공한뒤 비교분석한 결과, 돌출형이 융착식에 비해 시설비는 4.7배정도 더 들지만 내구연한은 5배나 길어 경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교통부 산하 국립건설시험소도 『돌출형 차선의 반사휘도가 융착식보다 평상시 14.3배, 비오는 날은 11배 이상 높다』며 『볼록한 물방울모양이 4∼6㎜정도 노면위로 튀어오른 돌출형은 노면이 탈색돼 차선이 안보여도 운전자가 진동을 감지해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교통전문가들은 『사고책임을 운전자에게만 돌릴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예산을 늘려 도로안전 시설을 확충해야 날로 늘어나는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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