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많던 출국세가 1일부터 시행됐으나 예상대로 첫날부터 형평성 시비가 그치지 않았다. 단체관광객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만 일부 여행사측이 출국세를 거뒀을 뿐, 개별적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항 출국장에는 「13세 이상 64세 이하의 관광목적 출국자는 1만원씩 내야 한다」는 입간판만 서 있었다. 납부창구와 확인창구는 물론, 미납자에 대한 제재도 없어 여행사측 요구로 돈을 낸 단체관광객들의 불평이 대단했다. 선박편 출국자에게는 1천원씩 부과됐다는 보도에 이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불공평한 현상은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출국세가 세금이 아니고 관광진흥기금이란 이름의 기부금 성격이어서 미납자를 규제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징수업무는 단체관광객은 여행사에, 개인은 공항과 항만의 은행에 위임돼 있다. 그러나 출국수속 과정에서는 어디서도 납부 여부를 체크하지 않는다.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관광진흥개발기금법을 만든 문화체육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인력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모든 국제공항과 항만에 직원을 배치해 돈을 받는 직접징수 시스템을 갖출 수 없는 형편이어서 여행자들의 양식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형평성 문제도 예견됐던 일이라 했다. ◆출국세는 연간 4백억원 정도의 수입으로 관광진흥기금을 조성해 관광산업 진흥에 쓰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징수체제로는 목적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불평 불만을 조장하는 꼴이다. 공평하고 효율적인 징수방안을 찾든가 아니면 이 제도를 폐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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