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속특수 등 “불리할 것 없다”/무역수지 문제로 중국과 통상마찰 가능성도영국의 지배를 받던 홍콩은 우리 경제에 효자노릇을 했다. 연간 100억달러가량의 무역흑자를 안겨줬을 뿐만아니라 금융 운송 등 경제 각 분야에서 동남아와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기업들의 길목이었다. 특히 중국이 개방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께부터 홍콩은 중국으로 가려는 우리 기업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웬만한 기업치고 홍콩에 지사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없었고 홍콩지사장은 승진코스로 통할만큼 요지중 요지로 자리했다.
156년간의 영국지배를 마감하고 중국에 귀속된 후의 홍콩 역시 우리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통상관계 당국과 기관들은 일단 『중·단기적으로 불리한 점보다는 유리한 점이 많다』는 전망에 한 목소리다. 관계자들은 중국이 인수후에도 일국양제 원칙아래 홍콩의 현 자본주의 체제를 앞으로 50년간 유지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나빠질 이유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와 같이 금융 무역 운송 등 종합비즈니스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과의 무역수지를 통상문제로 비화시키면 이는 홍콩반환이 우리 경제에 몰고올 최악의 시나리오다.
홍콩은 미국과 일본 중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 물론 전체 수출입물량의 40%가량은 중국과의 간접교역분이지만 무역수지만으로 보면 홍콩은 우리나라가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는 소중한 파트너이다. 대홍콩 무역흑자는 95년 98억4,400만달러, 96년 99억8,800만달러였고 올해는 102억5,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홍콩간 교역은 현지의 순조로운 경기호황과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및 경제개발 등으로 미루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연간 9%를 넘는 중국의 고도성장이 지속되면 홍콩을 통한 중국과의 간접교역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도시팽창에 따른 사회간접자본 건설용 설비 및 기술관련 특수도 예상되고 있으며 새로운 홍콩을 보려는 관광객들도 대홍콩 수출전망을 밝게 한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은 또 우리 기업들의 금융거점이다. 올 2월을 기준으로 350개 국내기업이 홍콩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고 은행 28개, 증권 22개 등 모두 77개에 달하는 금융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으로서 홍콩의 역할도 중국정부의 변함없는 지원으로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금융조달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의 중국귀속이 몰고올 어두운 전망은 현지의 정정불안과 통상마찰 가능성이다. 홍콩이 중국정부와 마찰이라도 빚을 경우 경제적인 악영향은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치적 변화에 민감한 외국금융기관의 이탈과 증시침체 부동산가격 하락 등 홍콩의 전반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우리에게 무역수지 불균형을 시정해달라는 압력을 가해올 가능성도 높다.
홍콩귀속의 파장은 우리 경제에 기회와 위험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어두운 쪽보다는 밝은 쪽 전망에 무게가 실려있기는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다각적인 대비가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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