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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명예퇴진’ 중 ‘명예회복’/홍콩반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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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명예퇴진’ 중 ‘명예회복’/홍콩반환 의미와 전망

입력
1997.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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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전례없는 ‘일국양제’ 정치실험/마카오 등 연계 대중화경제권 구상/“융합실패로 쇠락의 길” 비관론도7월1일 홍콩의 주권반환은 먼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역사성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영국이 1842년 난징(남경)조약으로 홍콩섬을 차지한 이후 이를 반환한다는 것은 중·영 양국이 과거사를 완전히 청산한다는 상징적 조치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반환은 식민지시대의 종식이라는 의미와 함께 영국은 대영제국의 「명예로운 퇴진」을 중국은 치욕적인 과거를 정리하고 「명예를 회복」했다는 큰 의의를 지녔다.

이와 더불어 정치·경제·군사 등 외적 의미도 지대하다. 첫째는 중국이 전례가 없는 일국양제라는 정치적 실험을 홍콩에서 실시한다는 것이다. 향후 50년간 고도의 자치를 허용하고 자본주의체제를 보장함에 따라 홍콩은 본토와는 달리 특별행정구(SAR)로서 정치·경제 등 현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또 「항인치항(홍콩은 홍콩인들의 손으로)」원칙하에 홍콩 재벌출신인 둥젠화(동건화)가 초대행정장관으로서 영국 총독과 똑같이 홍콩을 「통치」하게 된다. 둘째는 중국이 2월 사망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이같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 중국은 이번 반환을 통해 앞으로 대중화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금융과 정보서비스의 중심지인 홍콩을 중심으로 경제특구인 광둥(광동)성과 마카오, 대만 등을 묶은 화난(화남)경제권을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중국은 특히 동남아 등지의 화교세력과 연대, 대중화경제권을 만들며 미국 일본 등과 어깨를 겨루는 경제강국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넷째 중국은 또 홍콩을 기지로 삼아 남중국해를 장악하고 태평양진출을 노리는 등 명실상부한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야심도 접지 않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의도가 실현될 지 여부는 홍콩의 장래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홍콩이 현재와 마찬가지로 안정속에 번영할 지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가 결코 융합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항인치항이 결국 홍인치항으로 대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즉 홍콩은 중국화할 수 밖에 없으며 중국에 대한 홍콩의 우위성을 상실해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홍콩이 과연 현재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발전에 견인차가 될지 아니면 중국화한 홍콩으로 전락해 오히려 중국에 걸림돌이 될지는 이제 중국에 달렸다고 말할 수 있다.<홍콩=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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