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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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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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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1차세계대전 때까지 영국엔 아편이 만연했다. 이 아편은 인도산이 아닌 터키에서 수입된 것으로 그 양은 1차세계대전 중반에 절정에 달했다. 영국인들은 이를 파이프로 피우기 보다는 주로 액체로 만들어 즐겨 마셨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맥주에 섞어 마셨고 심지어 어린아이가 울면 우유에 타서 먹였다. 당시 영국은 아편을 독약으로 지정하지 않아 약국에서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아편을 중국에 팔고 있었기 때문에 이의 해로움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는지 아니면 이를 무시했는지 알 수가 없다. ◆영국이 인도산 아편을 중국에 팔던 창구였던 홍콩(향항)이 오늘 자정을 기해 99년간의 조차시대를 마감하고 「홍콩 차이나」란 1국 2체제시대의 막을 연다. 조차기간은 99년이지만 영국이 홍콩을 실제로 지배한 기간은 자그마치 1백56년이나 된다. ◆세계는 중국이 약속대로 현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줄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에 제국주의가 할퀴고 간 아픔을 되씹을 겨를도 없다. 홍콩의 대표적 평론가인 뤄후(나부)조차도 미래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9일 미국으로 떠났다. ◆집회 및 언론의 자유와 인권이 많은 제약을 받으리란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세가지가 부자유스러워지면 자유체제는 절름발이가 될 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아편의 독향기에 젖어있던 Hong Kong이 향항이란 이름 그대로 향기로운 항구가 될지 여부는 중국이 이 세가지를 얼마만큼 허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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