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기획연재 ‘인간문화재’ 등 엮어/평생 민속학연구 고인 업적 생생히「예용해 전집」(대원사간·전 6권)은 언론인으로 민속학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예용해(1929∼95년) 선생의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인들이 자발적으로 간행위원회(위원장 장주근 문화재위원)를 구성해 펴낸 책이어서 의미가 크다.
고인의 사려깊음과 혜안이 없었다면 우리 전통문화는 60, 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멸실되거나 왜곡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는 해박한 식견과 노력을 토대로 우리 전통문화의 재발견에 앞장섰고 지금은 보통명사로 자리잡은 「인간문화재」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사모를 눌러쓰고 수박색 소례복에 남색 대를 띠고 의젓이 단좌한 이씨가 갖은 악에 맞추어 뽑는 가락가락은 때로는 굵은 대통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처럼 우람하고, 때로는 명주 고름처럼 나릿하여 거기 귀천과 노유와 국적과 은수를 넘어 오직 황홀경이 이룩된다. …』 그가 60년부터 2년4개월 동안 매주 한국일보에 실었던 기획연재 「인간문화재」의 첫회분 「가곡」의 일부이다. 50회에 걸쳐 무형문화재의 정수를 파헤친 연재물은 국민이나 관련 정부기관으로 하여금 「무형문화재」라는 개념에 눈뜨고 그 보존을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전환점이 되었다.
1권 「인간문화재」는 명 시리즈 전체를 담고 있다. 이어 2권 「민중의 유산」에는 생활 속의 전통공예품이 줄줄이 등장하고 3권 「차를 찾아서」에서는 한국차의 역사와 선조의 차 이야기가 정감있게 이어진다. 4권 「민속공예의 맥」은 전국민속공예의 실태를 정리하고 있고, 5권과 6권 「이바구저바구」와 「갈림길에 선 문화」는 잡지나 신문에 기고한 수필·단상 모음이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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