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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등록제」 손질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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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등록제」 손질해야(사설)

입력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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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재산등록·공개제도는 김영삼정부가 단행한 개혁과업중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법시행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마디로 빛좋은 개살구라고 할 정도로 형식적으로 일관했다. 이는 재산등록대상과 의무의 범위를 무턱대고 넓게 설정한데다 등록·실사·처벌이 너무나 허술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감사원의 부정방지대책위가 재산등록 제도의 실태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현행 공직자윤리법에 의한 재산등록제의 문제점은 등록의무자를 전체 공무원의 20%선인 19만2,000여명으로 무턱대고 많이 설정한 것이다. 공직자의 부정이 여전하자 김대통령이 세무·경찰 등에 있어 4·5급으로까지 마구 확대한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또 등록대상의 인적범위를 본인·배우자 외에 직계존비속으로까지 과다하게 규정한데다 등록재산의 평가원칙을 제시하지 않아 자의적인 재산평가와 신고를 가능케 한 것은 큰 실책이었다. 여기에 행정 입법 사법 등 3부 외에 각 지방자치단체 등 265개의 공직자 윤리위가 재산등록 업무를 제각기 관장하면서 전문인원의 부족에 따른 엉성한 실사를 하고 그나마 허위신고자에 대한 눈감아 주기의 만연은 공직자들에게 등록제를 한낱 종이호랑이로 여기게 하고 말았다.

공직자윤리법에는 실사 결과 재산을 은닉 또는 허위 등록했을 경우 경고 및 시정에서 과태료 부과, 일간신문을 통한 허위사실 공표, 해당기관에 해임(파면) 및 징계요청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공직자의 비리가 여전한데도 경고·시정에 그쳤을 뿐 해임·파면은 커녕 과태료의 부과처벌도 받은 공직자가 거의 없다는 것은 등록제의 맹점을 여실이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부정방지위가 개선안으로 재산등록운영의 공정성·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계 명망있는 인사로 중앙공직자윤리위를 설치하고 동일한 원칙과 기준하에 등록재산을 감사원이 실사를 맡아야 한다는 안은 검토해 볼만하다. 다만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이 입법·사법 등 다른 부처의 재산실사를 담당하는데 대한 법적인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부처의 양해하에 윤리법과 감사원법에 감사원의 역할을 규정할 수 있고 아니면 통일된 등록 및 실사기준으로 중앙공직자윤리위의 승인을 얻어 감사원이 각 윤리위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가 있다. 어느 경우든 전문적인 재산실사 인원을 대거 확보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 공정한 등록을 위해 예금 등을 제외하고는 재산 목록만 신고케 하고 공직 재임중 변동재산에 대해서는 취득재산의 자금원도 의무적으로 제시토록 해야 한다.

이밖에 등록의무는 본인과 배우자 및 미성년자녀로 국한하되 현행 등록 고지 거부권은 폐지하는게 마땅하다.

재산등록제의 성패는 정확한 실사와 처벌에 있는 만큼 엄정한 실사와 엄벌주의가 실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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