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무슨 대표냐” 거친 설전25일의 신한국당 당무회의에서는 이회창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극명하게 표출됐다. 대다수 정발협소속 당무위원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논쟁은 거의 일방적으로 이대표측이 정발협 등을 몰아세우는 양상이었다.
논란의 불씨는 이대표 지지자중 한 사람인 박세직 의원이 지폈다. 그는 『정발협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위해 소속 회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하는 것은 해당행위』라며 『당무회의에서 정발협의 해산을 결의하자』고 선공을 가했다. 그러자 정발협소속 서훈 의원이 나서 『이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고 주자로서 뛰고있어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이대표가 일부 대구지역 지구당위원장들과 만찬을 갖고 지지를 당부했던 사실을 지적, 『이런 사람이 무슨 대표냐』고 거칠게 항변했다. 이를 받아 나라회소속 이상득 의원이 『말을 좀 아끼는게 좋겠다』고 질책하자, 정발협 공동의장 인 서석재 의원이 『뭘 아끼란 말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분위기가 너무 고조되자 신경식 정무1장관이 『모든 문제는 총재에게 위임하자』며 중재를 시도했으나 발언말미에 『당의 단합을 위해 경선에서 2등이 1등의 손을 들어주고 결선투표를 하지말자』고 묘한 제안을 해 다시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나라회소속 당무위원들은 신장관의 말이 끝나자 『잘했어』라며 응원을 보냈지만 정발협과 반이대표 진영 당무위원들은 불만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어 황명수 전 의원이 『나도 회원이지만 정발협이 하고 있는 일은 전체 의견을 결집한게 아니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회의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이대표는 『서훈 의원의 충고에 감사하며 모든 것이 나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다 풀어버리자』면서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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