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1.8㎏ 미숙아 개심술 성공도최근 개심수술의 발달로 선천성 심장기형인 저체중 신생아도 새생명을 찾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아직도 갓 태어난 아기의 심장병, 특히 복잡한 심장기형인 경우 아기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이같은 경향은 미숙아나 저체중아일 경우 더 두드러진다.
때로는 출생직후 즉시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한 데도 단지 신생아 또는 체중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보호자 뿐아니라 의료진 조차도 치료를 포기, 아예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아기도 종종 있다.
선천성 심장기형을 완치하려면 개심수술을 해야 한다. 개심술 도중에는 아기의 심장과 폐 기능을 완전히 정지, 몸으로 가는 모든 혈류의 공급을 심폐기계가 대신 한다. 이런 수술이 가능한 최소한의 체중은 약 2.5∼3㎏이다. 체중이 적을수록 수술위험이 높아지므로 기다릴 수 있다면 체중이 더 증가한 후 수술하는 게 좋다. 그러나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즉시 수술해야 한다.
소아 개심술이라고 하면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들 조차도 체중 10㎏이상, 나이는 돌이 지나야만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수술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년동안 서울중앙병원 소아심장 수술팀이 선천성 심장기형인 심실중격 결손증(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의 칸막이벽에 구멍이 있는 병)을 수술치료한 결과 체중 3㎏미만인 아기들의 수술성적은 체중이 더 나가는 아기들과 별 차이가 없이 모두 95%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최근에는 예정일보다 무려 2개월 빠른 임신 33주만에 체중 1.8㎏으로 태어난 미숙아의 심장 개심술에 성공했다. 이 미숙아는 대동맥과 폐동맥의 위치가 서로 바뀐 상태로 체내 산소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심장 기형이었다.
의료진은 심방사이에 풍선을 이용한 심방 절개술을 시행한 후 곧바로 개심술을 시행했다. 직경 1㎝밖에 안되는 대동맥과 폐동맥을 원래 위치로 옮겨주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이번 수술은 국내·외에 보고된 소아 개심술 기록 중 최저 체중케이스로 판단된다.
저체중아 대상의 개심수술은 소아심장외과, 소아심장과, 신생아과, 마취과 등 여러 전문인력의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치료술의 발달로 정상 체중아는 물론 미숙아 저체중아도 생명을 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차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조기발견과 적절한 응급처치, 아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부모들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박인숙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소아심장과장>박인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