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여성암중 유방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85년 8.7%에서 87년 9.8%, 92년 11.4%, 93년 12.3%로 급증하고 있다. 유방암 발생은 경제수준 및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지방 고단백 음식을 과다 섭취하고 호르몬제를 많이 사용하는 선진국의 발생률이 높은 반면 섬유질을 주로 먹고 아이 낳는 횟수가 많은 저개발국가에서는 발생빈도가 낮다. 어머니나 여자형제중 유방암이 있거나 만혼으로 아이를 늦게 가진 여성은 발생 위험이 2∼4배 높다.◎치료 어떻게 하나/초기엔 1/4 절제수술/내시경수술·1㎝ 절개는 공식적으로 인정안돼/재발땐 골수이식과 2차 항암요법 효과적
유방암의 가장 흔한 첫 증상은 유방에서 만져지는 통증이 없는 멍울이다. 암의 멍울은 양성과는 감촉이 다르다. 양성의 경우 멍울의 경계가 분명하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감촉이 부드럽고 잘 움직인다. 반면 암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경계가 분명치 않으며 딱딱하게 느껴진다.
유방암 치료의 기본목적은 신체장애를 최소화하면서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유방암은 치료 후 미용상의 문제, 성적인 문제, 사회 및 가족관계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까지 해결하는 방향으로 유방암의 치료목표를 설정해야 진정한 의미의 전문 치료자라고 할 수 있다.
조기 유방암인 경우 부분 유방절제술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 수술법은 유방조직의 4분의 1가량과 액와부 임파선을 절제하는 것이다. 종양의 크기가 비교적 작고(직경 2.5㎝이하), 종양이 유방륜에서 1.5㎝이상 떨어져 있으며, 다발성 암이 없는 경우에 시행한다. 수술 후 방사선 요법이 꼭 필요하며 액와부 임파선을 절제해 전이가 발견되면 항암제를 투여해야 한다. 최근 유방조직의 4분의 1을 절제하지 않고 종양만 제거한 뒤 방사선 요법을 시행한 논문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재발률이 높아 재수술의 위험이 있다.
종양이 약간 클 때는 약물요법을 먼저 시행, 종양을 축소시켜 유방보존술을 시행하기도 하나 결과는 아직 보고돼 있지 않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상처없이 조기 유방암을 치료한다는 사례가 보도됐다. 그러나 유방을 1㎝가량만 절개하고 암을 제거한다든지, 내시경 수술로 최소 부위만 절제한다든지 하는 방법들은 현재까지 공식치료법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절개를 하고 직접 눈으로 봐도 임파선을 찾기가 쉽지 않고, 임파선을 찾더라도 암 전이여부를 알기 어려운 데 내시경 수술로 완벽을 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암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재발률과 사망률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방암이 재발한 경우 2차 항암요법이나 자가골수이식 등의 치료법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있으므로 유방암 환자는 전문의와 협의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백남선 원자력병원 외과2과장>백남선>
◎최신 진단법은/세포내 수분 변화 측정/‘T스캔` 정확도 높아/저렴한 비용에 결과 즉시확인 장점
미국에서는 해마다 15만명의 유방암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서구화의 영향을 받아 유방암 환자가 급증, 전체 여성암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방촬영술(X레이)의 발달로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은 25%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X레이 촬영만으로는 완벽한 진단 및 치료방침 결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여성의 유방은 서구여성에 비해 구조가 단단해 유방촬영시 진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만큼 감별에 주의가 필요하다. 유방구조는 젊을수록 치밀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40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높고, 그 뒤를 30대 여성들이 잇고 있다. 이 연령층은 상당수가 치밀한 유방구조를 갖고 있어 검진 방법 및 시기선택에 주의가 요구된다.
치밀한 유방구조는 유방초음파 검사를 하면 감별에 도움이 되나, 아직 모든 유방암을 조기 진단하지는 못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성자단층촬영(PE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방식을 활용한다. 그러나 검사료가 워낙 비싼 데다 시행절차가 복잡하고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다. 또 100% 완벽한 진단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진단방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는 T-스캔이 개발됐다.
인체내 어떤 부위에 암이 발생하면 해당 조직의 전기적 성질에 의미있는 변화가 초래된다. T-스캔은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세포내 수분함량 및 세포막 성질의 변화를 감지, 유방암이 발생한 부위를 모니터상에서 하얀 점으로 나타낸다. 외과의사가 외래에서 직접 진찰 및 유방촬영술과 함께 T-스캔을 시행하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환자도 1회방문만으로 신속히 결과를 알 수 있어 다음 단계의 진단 및 치료기간 단축에 효과적이다.
또 X선을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해가 없고 진단방법이 초음파와 비슷해 환자의 고통이 없다. 유방암의 전단계인 비정형 증식성질환 및 관상피내암도 감지할 수 있다. 낭종 섬유선종 등의 양성질환은 T-스캔에 정상으로 나타나므로 효과적인 감별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검사만으로 확진하기에는 시기가 이른 감이 있다. 즉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며 진단과정이 추가됨에 따라 약간의 의료비 상승도 예상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에서 3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T-스캔을 시행한 결과 80∼90%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즉시 검사결과가 나와 다음 단계 조치에 대한 결정이 신속히 이뤄졌다. 당연히 환자가 병원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어떤 검사든지 보편타당한 방법으로 인정받으려면 여러 기관에서 정확하고 반복성있는 결론을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T-스캔만으로 독자적이고 배타적인 진단 및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같다. 기존 검사법의 장단점을 분석,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진단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진단의 정확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이희대 연세대 의대 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이희대>
◎인조 유방 착용
최근 유방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병원이 유방검진센터 등을 설립, 조기진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병원이 진단과 치료에만 관심을 쏟을 뿐 환자가 사회적 정신적으로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재활분야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유방암 수술 후 나타나는 여성의 정신적 사회적 신체적 갈등은 어떤 수술보다도 심각하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대부분 밖에 나가기를 꺼려하고 대인관계에서도 자신감을 잃는다. 또 여성으로서 제 역할을 다 못한다는 죄책감때문에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많다.
유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한 후 유방재건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들은 인조유방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경우 유방전문 간호사들이 인조유방 착용 및 정보제공, 상담 등을 통해 유방절제 환자들이 가정 및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인조유방 착용 및 상담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고 여성의 미의식이 성숙되면서 인조유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제일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인조유방착용실을 개설했다.
인조유방에 관해 상담해 오는 환자들은 수술 후 1∼5년인 경우가 많다. 이 환자들은 그동안 인조유방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인조유방을 착용하면 유방 상실감에 따른 정신적 갈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방절제로 인해 한쪽 어깨가 처지는 현상도 방지,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척추가 휘는 것을 예방해 준다. 또 외모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사회적 심리적 적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유방절제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는 따뜻한 마음과 태도, 전문적인 지식 및 기술을 갖추고 간호상담에 임해야 한다.<김순덕 삼성제일병원 유방검진센터 간호과장>김순덕>
◎자가 진단 요령/생리후 3∼4일 지나면 조직변화 느끼기 쉬워/피부함몰·요철·진물땐 정밀검사 꼭 받아야
20세가 넘은 여성은 매달 한번씩 자신의 유방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리 후 3∼4일이 지나면 유방 조직이 매우 부드러워져 검사하기에 적당하다. 그러나 그 뒤부터 생리전까지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유방이 단단하게 부풀고 누르면 아프다. 자궁적출술을 받았으나 난소가 남아있는 여성은 배란일부터 약 2주 지난 후 유방이 편한 날을 검진일로 정한다. 폐경기의 여성은 매달 일정한 날을 택해 검사하면 된다.
우선 거울 앞에서 유방을 관찰한 뒤 직접 만져본다. 처음에는 차렷자세로, 다음에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어깨와 팔에 힘을 준 상태로, 이어서 양손을 머리 뒤에 깍지 낀 상태로 유방을 관찰한다. 피부가 함몰되거나 귤껍질처럼 울퉁불퉁한 곳은 없는지, 유두가 움푹들어가고 모양은 변하지 않았는지, 피부에 부스럼이나 습진은 없는지, 양쪽 유방의 크기나 대칭성은 변하지 않았는지, 유륜주위가 달라지지 않았는지 자세히 살핀다. 관찰이 끝나면 누워서 검사하려는 유방쪽의 어깨와 등 밑에 두툼한 수건이나 작은 베개를 받치고 팔을 머리 위로 올린다. 이렇게 하면 검사하는 쪽의 유방조직이 넓게 퍼져 깊은 곳의 변화도 쉽게 알 수 있다.
검사하는 쪽 유방의 반대편 손은 쭉 펴고 손가락을 모은다. 손가락의 볼록한 부위로 감촉을 느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이 때 물건을 잡듯이 만지면 안된다. 부드럽고 단단하게 누르되, 같은 방법으로 겨드랑이도 만져본다. 반대편 유방도 같은 요령으로 한다.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럽지만 매달 반복하면 작은 변화도 찾아낼 수 있다.
비누질을 한 상태에서는 유방의 요철이 더 잘 느껴진다. 목욕이나 샤워할 때 검사하려는 쪽의 팔을 머리 뒤로 올린 뒤 만져도 된다. 촉진을 한 후에는 젖꼭지를 가볍게 짜서 분비물이 나오는지 살펴 본다. 분비물이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암은 아니다. 여성의 유방은 나이나 출산여부에 관계없이 분비물이 비칠 수 있고, 피임약 호르몬제 위장약 등을 복용해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한쪽 젖꼭지에서만 나오거나, 맑고 투명한 분비물, 누런 진물같은 분비물, 갈색이나 피같은 분비물이 나올 때는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구범환 고대구로병원장·일반외과>구범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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