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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자금 대이동’ 태풍분다/금융개혁 단기과제 조기시행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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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자금 대이동’ 태풍분다/금융개혁 단기과제 조기시행 파장

입력
199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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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상품 은행·장기정기예금은 금융채로 옮겨갈듯/일시적 실세금리 상승·중기 자금경색 가능성도정부의 금융개혁 단기과제 조기시행방침으로 「금융 빅뱅」이 본격화함에 따라 금융권에 「자금 대이동」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금융계는 자금이동규모가 최소한 조단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연 3%대인 만기 3개월미만 저축성예금 금리가 자유화돼 수신경쟁이 가열될 경우 금리인상과 함께 2금융권 단기상품과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가 보장되는 2금융권 단기금융상품은 투신사의 단기·초단기 수익증권(MMF, SMMF)과 종금사 어음관리구좌(CMA) 등. 특히 1개월미만에도 연 9%안팎의 고수익이 보장되는 SMMF는 이달 4일 발매이후 은행의 단기자금을 대거 흡수하면서 현재 수신고가 7,000억원에 달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금리담당자는 『4단계 금리자유화로 3개월미만 저축성예금 금리가 인상될 경우 SMMF 등에 빼앗겼던 자금을 어느정도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종금 투신만큼 고금리를 줄수는 없겠지만 지급결제의 용이성 및 넓은 점포망 등 은행의 「비교우위」를 활용하면 제2금융권→은행권의 자금환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은 박철 자금부장도 『제4단계 금리자유화 조치이후 단기상품을 중심으로 금융권간에 상당규모의 자금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반은행 금융채(만기 3년이상) 발행도 장기자금의 대이동을 몰고올 전망이다. 일반은행 금융채의 수익률은 기존 금융채와 엇비슷한 연 11%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은행의 장기성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약 13조원에 달하는 2년이상 정기예금중 적지 않은 부분이 금융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또 ▲기존 금융채시장을 과점해오던 산금채와 중금채 ▲위험도 높은 회사채 ▲발행한도가 묶여있는 개발신탁 등의 자금도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재 산금채나 개발신탁이 꺾기수단으로 변질된 점을 감안하면 일반은행 금융채도 기업대출시 꺾기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한편 4단계 금리자유화와 금융채발행은 궁극적으론 금리안정을 가져오겠지만 단기적으론 실세금리 인상을 초래할 전망이다. 과거 금리자유화에서 그랬듯이 은행들은 타은행 및 제2금융권과의 수신경쟁을 위해 다소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인위적 고금리정책을 견지할 것이 확실하다. 또 은행 금융채 및 증권사 회사채발행 허용으로 채권시장에 공급물량이 확대됨에 따라 실세금리도 동반상승이 점쳐진다. 특히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기피하고 안전한 금융채만 선호할 경우 신용도 낮은 중소기업 등은 회사채 발행이 더욱 어려워져 자금경색이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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