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G8정상회담이 폐막성명에서 특히 북한을 지목해 평화노력을 촉구한 것은 작금의 불안한 한반도 상황을 생각할 때 그 의미가 적지않다. 러시아가 합류한 이번 회담이 사실상 세계를 주도하는 강국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은 모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공동성명은 국제문제를 광범위하게 언급하는 가운데 북한에 대해서는 세가지 이슈를 거론했다. 우선 핵동결과 관련해 「북·미간 기본협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국제원자력기구가 핵동결과 과거 핵활동 규명을 위해 지속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네바협정의 어김없는 이행을 G8가 공동으로 요구한 것이다.
다음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문제다. 성명은 탄도 미사일의 개발, 배치, 수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회의가 공동성명의 형식으로 특정국가의 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북한 미사일은 남한 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중동지역 평화유지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세번째는 4자회담 참여와 남북대화다. 4자회담은 우리와 미국이 공동발의하고 최근에는 중국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힌, 현재로서는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논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다. 러시아가 포함된 8개 강국 정상이 북한에 4자회담에 응하도록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그 자체만으로 북한에 무시하기 어려운 압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북한 주민의 굶주림은 국내 TV를 통해서도 보는 것처럼 목불인견의 참상이다. 적십자사를 통한 우리의 식량지원과 함께 클린턴 미 대통령도 정상회담후 추가지원을 약속했지만, 그 궁극의 해결은 북한이 하루 빨리 이같은 국제사회의 손짓에 호응해 밝은 세상으로 나오는 길 뿐이다.
없는 살림에 쓸데없이 다량 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데나 열중한다든지, 김정일교시처럼 「제국주의자들의 원조는 예속의 올가미」라는 식의 잠꼬대나 되뇌고 있다가는 국제사회의 외면, 스스로의 파멸만 자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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