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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맞불… 번지는 큰 불길

입력
1997.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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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고 달리는 이 대표­정발협 대충돌 초읽기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측과 정발협이 「경선 레일」위를 마주보고 달리고 있다. 대표직 사퇴 시비가 발단이 된 양측의 갈등기류는 23일 정발협이 자파 당직자의 당무거부와 대표직사퇴 서명운동 등을 배수진으로 이대표측에 대한 총공세를 펴기 시작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이대표측은 정발협의 불공정경선 주장을 억지라고 일축하며 대세몰이 행군을 계속하는 등 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홍의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발협이 발끈한 것은 이대표측이 「정발협 와해공작」을 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발협 고문인 황낙주 의원이 이대표 지지를 표명, 이대표측 경선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은 「사람 빼가기」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정발협은 한마디로 이대표측이 공정경선을 위한 대표직 사퇴요구를 묵살하며 「불공정 경선행보」를 계속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자세이다. 이같은 정발협의 「대응 공세」에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의 3인연대도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대표측 반응 역시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이대표측은 정발협 소속 일부 인사들이 이대표 지지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당연한 대세일 뿐이며 당대표의 통상 당무수행을 불공정 행위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대표와 정발협측은 전면전에 돌입하려는 느낌이다.

정발협 내부에서는 그동안 이대표의 포용력을 주문하며 양진영간 극적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으나 이제는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무망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발협은 25일 있을 당무회의에 정발협 소속 당무위원들을 대거 불참시켜 회의자체가 성원이 안되도록 하는 것과 7월초 세미나에서 이대표에 대한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국당 경선은 이미 대화와 타협보다는 전의만이 불타는 형국이 됐다. 이대표와 정발협은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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