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중심 규제완화로 “무한경쟁 돌입”/관치금융 혁파 등 “틀개혁 도화선” 될듯재정경제원이 22일 발표한 「금융개혁 세부 추진방안」은 사실상 「7월부터 금융대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정부의 빅뱅 점화선언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한국판 금융빅뱅이 7월부터 현실화해 금융계가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세부 추진방안은 금융개혁위원회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1·2차 금융개혁과제중 금융실무 중심의 1차과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파급효과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개위가 지적한 1백50개 「개선권고사항」의 89%에 해당하는 1백34개를 수용했다.
확정발표된 부분(세부추진방향중 여신관리제도개선,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 인하 등은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별도 발표됨)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금융기관의 업무영역 확대다. 국제적인 겸업화 추세에 따라 은행 보험 증권 종금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칸막이」를 헐어내는 것이다. 증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자유화도 관심거리다. 거래대금의 0.6%이내인 상한선을 폐지, 증권사가 수수료를 얼마받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빅뱅의 원조인 영국에선 수수료 자유화이후 10대 증권사중 9개가 주인이 바뀌거나 쓰러졌고 이같은 적자생존 및 약육강식의 교훈은 전체 런던금융시장의 경쟁력을 회복시켰다.
그러면 멍들대로 멍든 우리 금융산업이 정상화까지 되는 걸까. 한마디로 「천만에」다.
이날 발표의 모태인 금개위의 1차 금융개혁 과제는 애초부터 경쟁촉진과 규제완화를 통해 금융실무를 수술하는 「실무개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치금융과 관치금융을 혁파하기 위해서는 「틀개혁」인 2차개혁과 「합세」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비롯해 은행의 소유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 금융기관의 신규진입 투명화, 금융기관의 인수·합병 및 파산제도 개선 등 2차 금융개혁은 허둥대며 서둘러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미루어서도 안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금융개혁은 제도개혁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사실 증권사들은 지금도 상한선이내에서 자유롭게 수수료를 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증권사의 요율이 똑같다. 또 지난해 (주)건영이 부도위기에 처했을 때 서울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4월 총선전에는 부도를 내서는 안된다는 「하명」을 받고 자금지원을 계속하다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보때도 마찬가지였다. 담합에 익숙한 금융기관의 기업성 회복과 정부의 의식개혁이 절실한 것이다.
한편 이번 1차 금융개혁에 대해 재경원은 『경쟁이 촉발돼 금융기관의 체질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박성용 금개위원장은 대통령보고 당시 『금융기관이 고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게 되어 이용자의 편의가 제고되고 중개비용의 절감으로 금리가 하향안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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