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보수 조국당의 메수트 일마즈(49) 당수가 20일 새 총리로 임명됐다. 슐레이만 데미럴 대통령은 이날 회교 복지당의 네크메틴 에르바칸 총리 후임으로 친서방계열의 일마즈를 기용했다.근대 터키사상 처음으로 집권한 회교계 복지당의 네크메틴 에르바칸 총리정부는 그동안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부와 마찰을 빚어오다 18일 10개월만에 하차했었다. 군부는 줄기차게 회교원리주의를 추구하는 에르바칸 정부의 퇴진을 요구해 왔으며 특히 지휘관들은 탄수 칠레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지난해 회교도를 입각시킨데 크게 분노해 왔다.
쿠데타설 등을 흘리며 데미럴 대통령과 에르바칸 전 총리를 압박해 온 군부는 이번 일마즈의 총리 기용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마즈 신임총리는 이같은 군부의 입장을 읽고 『「에르바칸 전 총리의 회교 복지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지도자와 회담을 갖고 30일 이전에 조각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일마즈를 새 총리로 임명한 것은 터키의 민주헌정체제가 적절히 기능하고 있음을 다시 시사하는 것』이라며 군부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소수당인 조국당이 다수 연정을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이다. 일마즈 새 총리는 「숙적」 정도당 당수인 칠레르 부총리에게 연정을 제안했지만 칠레르는 『일마즈를 총리로 기용한 것은 부도덕하고 비민주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터키의회에는 총 550석의 의석중 복지당 155석, 조국당 129석, 정도당이 116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일마즈 신임총리는 앙카라대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유학파로 줄곧 자유시장경제와 친서방노선을 견지하고 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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