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가 연상되는 타일/커지고 화려해지고 더이상 ‘목욕탕’이 아니다「목욕탕 타일 같다」. 어딘가 촌스럽고 조잡한 타일을 나타내는 이 표현이 설 자리를 잃었다. 요즘 목욕탕은 부엌과 더불어 가장 화려하게 부상하는 생활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건축자재 상가와 중구 을지로의 위생도기 전문상가에 따르면 소용돌이 욕조와 비데가 설치되는가 하면 양치용 컵과 수건걸이, 변기솔 등을 도자기 일습으로 마련하는 가정이 늘고있다. 타일은 피렌체 양식의 벽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멋있어졌다. 전반적으로 용품 자체가 커지고 화려해졌다. 욕조는 몸을 푹 담그도록 깊어졌다. 평소 450㎜ 전후이던 깊이가 510㎜로까지 깊어졌고 600㎜ 짜리까지 등장했다. 형태도 긴 네모에서 달걀형 세모형으로 넓어졌다. 또 「월풀욕조」로 불리는 소용돌이욕조가 일반화하고 있다. 변기는 낮은 키의 「원피스」형에서 비데를 별도로 설치하는 형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세면대는 용량이 커졌다. 타일은 벽의 아래와 위를 다른 색으로 붙이는 양식(일명 「투톤」)에 띠타일을 가운데, 벽화타일을 위에 붙이도록 변화하고 있다.
목욕탕 설비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은 국산품을 쓰라는 것. 애국심 차원이 아니라 「과학」 때문이다. 다래건축백화점의 홍순국 과장은 『사이폰형 국산 변기는 수압이 낮아도(0.7㎏·f/㎤이상) 잘 작동되지만 워시다운형인 미국산이나 유럽산 변기는 디자인면에서는 나아보일지 모르지만 강한 수압(3㎏·f/㎤)에서만 제대로 작동된다』고 들려주면서 『아파트로 치면 3층 이하의 층만 미국이나 유럽산 변기를 작동할만한 수압이 된다』고 지적한다. 또 품질보증이나 고장후 수리가 곧바로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국산이 좋다. 이 점은 모터가 들어가는 소용돌이 욕조의 경우 특히 그렇다.
강한 물살을 내뿜어 물안마 효과를 내는 소용돌이 욕조는 95년부터 국산이 등장, 현재는 10여개 업체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때문에 가격대도 크게 낮아져 110만∼250만원대면 살 수 있다. 아메리칸스탠다드 콜러 등 외제는 건축자재 백화점에서 700∼800만원선. 물을 식지않게 하고 자동배관 세정기능이 있다는 이탈리아 테우코사 제품은 나산홈플레이스에서 1,325만원에도 팔린다. 나산 홈플레이스의 김형우씨는 『소용돌이 욕조는 사용전력이 3㎾이상인 집에만 설치할 수 있다』며 『욕실 크기에 맞는지도 미리 살펴야 한다』고 일러준다. 변기 역시 비데와 분리 설치하는 형태는 10평 이상의 욕실에나 적당하다고.
욕조나 변기 세면대 등이 모두 국산의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에 고르는데는 디자인만 감안하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폴리우레탄이나 아크릴로 된 일반욕조의 경우 코팅이 얇으면 금세 때가 타므로 손톱으로 긁어보아 흠이 생기지 않는지를 살피는 것이 좋다. 가격은 6만원부터 18만원까지. 주물로 두껍게 만들어 온기를 오래 보존하는 것은 70만원짜리도 있다. 변기는 7만∼14만원선이다. 타일은 1㎡당 1만5,000(국산)∼7만원대이다.
매장별로는 다래건축백화점(02―548―3005)은 실용적인 제품을 추천해준다는 점이, 기린건축자재백화점(02―512―2464)은 타일을 비롯한 모델이 다양해서 비교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좋다. 또 소용돌이욕조 선발업체인 유정하이테크사는 논현동 전시장(02―345―0115)에서 이 욕조를 15%정도 싸게 판매한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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