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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여백’…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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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여백’…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확정

입력
1997.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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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공간·혼성·생성·권력 5가지 소주제로/39개국 115명 11개 단체… 브루스 노만 출품 화제/‘동서명작전’엔 르노와르·피카소 등 작품도제2회 광주 비엔날레 참가작이 최종 확정됐다. 「지구의 여백」을 주제로 9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광주 비엔날레에는 39개국 115명, 11개 단체가 참가키로 확정,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광주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당초 참가작가를 80명 규모로 예상했었으나 본 전시의 5개 소주제전(속도, 공간, 혼성, 생성, 권력)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커미셔너들이 선정작가를 늘림으로써 예상보다 늘어나게 됐다. 『본 전시중 공간전의 참여작가가 늘어나는 등 일부 소주제의 작가가 늘어나 전체 작가수가 20여명 증가하게 됐다』는게 비엔날레 사무처 전시기획실장 이영철씨의 말.

특히 권력전에는 미국의 유명 비디오 설치작가 브루스 노만이 참가키로 해 화제. 브루스 노만은 독일의 경제잡지 「카피탈」이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100대 작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다.

속도전에는 재미작가 임충섭씨와 스위스의 니엘 토로니가 참가하기로 확정됐다. 속도전 커미셔너 하랄드 제만은 임씨 외에도 한국작가를 한 명 더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혼성전에는 올해 하바나비엔날레를 통해 급부상한 쿠바의 신예작가 에메 가르시아와 벨키스 아이용이 추가로 선정됐다.

공간전에는 24개 도시에서 43명, 7개 단체가 참여하는데 존 골링(방콕), 영호창(북경) 하심 사르키스, 로돌프 엘 쿠리, 알란 사예흐, 하버드대학 디자인대학원 팀(베이루트)의 조지 브루그만, 스테파니 부르클(베를린), 클라우디아 디아스(봄베이) 앙카 보카넷, 귀스티네 마리, 알 벨디만, 루마니아 건축가협회팀(부다페스트), 카를로스 가라이코아(하바나) 등도 참여가 확정됐다.

한편 4월 중순 1차 참가작가 발표 당시 포함돼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속도전)와 멕시코의 펠릭스 곤잘레스와 토레스의 작품(권력전), 담양소재 소쇄원의 정경을 목판으로 찍은 소쇄원도(속도전)는 공식 출품작에서 제외됐다. 영국 황실 소유의 다빈치 작품이 대여조건과 경비가 까다롭고, 펠렉스 곤잘레스의 작품은 저작권료 지불 등이 원만하게 합의되지 못했기 때문. 소쇄원도는 원작 목판의 분실로 아쉽게 출품되지 못한다.

본 전시 외 5개의 특별전의 큐레이터와 작가 선정도 마무리됐다. 순수미술과 영화, 사진, 만화, 디자인, 광고 포스터 등 다양한 시각 이미지로 해방후 우리의 일상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일상, 기억 그리고 역사전」(큐레이터 김진송·미술평론가)에는 근현대의 대표작가와 현재 활발히 활동중인 기성작가 50여명이 참가한다. 전통무속과 현대미술의 관계를 보여주는 「삶의 경계전」(큐레이터 박영택·미술평론가)에는 25명의 한국작가가 참여해 무신도, 무굿, 무복과 굿사진 등으로 전통 무속공간과 삶과 죽음, 제의의 문제를 보여줄 예정이다. 「동서명작전」(큐레이터 유준상·미술평론가)에서는 드가, 미로, 르노와르 등 19세기 인상주의 거장을 비롯, 피카소, 브라크, 샤갈 등 20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대가들의 작품과 한국의 이상범 변관식 허백련 오지호, 중국의 오창석 심주 오지겸, 일본의 도미오카 데싸이 등의 명작이 전시된다.

또 한국미술의 미래를 예견해보는 「청년정신전」에는 세 명의 미술평론가 유재길, 오병남, 조광석씨가 큐레이터로 나서 청년작가들의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발언을 통해 예술과 과학의 미래를 그려보인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도시의 꿈」은 광주의 이미지를 문화적으로 재구성하자는 취지에서 전시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적 삶의 공간에서의 미술의 기능과 역할을 제시한다. 박호재(건축평론가), 유영국(도시계획 전문위원)씨가 큐레이터로 참여한다.<김미경 기자>

◎인터뷰/비엔날레 사무차장 강연균씨/“학술대회 등 병행 종합적 문화행사로”

제2회 광주 비엔날레 준비를 총지휘하고 있는 비엔날레 사무처 사무차장 강연균(광주시립미술관장)씨는 17일 베니스 비엔날레와 카셀 도큐멘타 참관차 출국을 앞두고 광주 비엔날레의 준비상황과 전체적인 윤곽을 밝혔다.

-개막을 두달여 앞둔 준비상황은.

『작가선정이 완료됐고, 작품 보험운송계약과 전시장 내부 디스플레이 등 실질적 준비단계로 접어들었다. 1회 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전시장 운영, 관람객 동선 배치 등 전시공학적 면의 개선에 특히 노력하고 있다』

-카셀 도큐멘타, 리옹 비엔날레 등 올해는 세계적 미술행사가 줄을 잇는다. 광주 비엔날레가 그속에서 어느 정도 부각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광주 비엔날레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동양의 유일한 비엔날레라는 입지는 확실히 굳혔다고 본다. 홍보를 강화하고, 개최기간중 세계 석학들이 참여하는 학술대회도 개최해 단지 미술행사로서만이 아니라 종합적 문화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다』

-1회 비엔날레는 외형적 성공은 거두었지만 미술계 전체와 지역미술계에 대한 기여 면에서는 실패했다는 회의적 평가가 있다.

『광주 비엔날레를 지역 문화행사가 아니라 세계적 행사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비엔날레 실무를 맡고 난 후 지역 미술계 인사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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