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구조 조정보고서 파문으로 기아그룹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삼성이 기아 계열사인 (주)기산 주식을 대량매각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보유하고 있던 (주)기산 주식 56만주 가운데 25만주를 장내거래를 통해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은 주식을 하한가인 주당 1만400원에 팔아 매입단가보다 20%정도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가가 20만주가 넘는 주식을 하루에 매각한 것은 계열사간의 자전거래 외에는 전례가 드문 일이다.
삼성생명이 매각한 25만주는 기산 전체주식의 1%에 해당하는 것이며, 매각물량이 급증하자 기산주식은 이틀째 하한가로 떨어졌다.
기산측은 삼성생명의 주식 매각에 즉각 반발, 『삼성의 자동차산업구조조정 보고서에 기아자동차가 가장 강력하게 반발한 데 대한 보복』이라며 『기아자동차의 주식을 9.87%나 갖고 있는 기산의 주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이미지를 실추시켜 그룹전체를 흔들려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기아그룹 관계자는 『삼성측이 매각한 기산의 주식은 전량 삼성계열사가 매입했고 17일에는 부산삼성생명이 기산주식 10만주를 매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산이 자금난으로 기업인수·합병(M&A)방어가 어려운 점을 이용해 기아자동차M&A의 전단계로 기산에 대한 M&A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혹도 짙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기아자동차 주식을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기산의 최대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의 지분도 8%에 불과해 4%를 갖고 있는 삼성측의 M&A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삼성생명은 『기산이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이라며 『기아측의 주장은 근거없다』고 해명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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