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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경선 풍향계 되려나/이홍구 고문 불출마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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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경선 풍향계 되려나/이홍구 고문 불출마 이후

입력
1997.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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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합종연횡 등 경선구도 변화는 미약/김심업고 특정주자 지지땐 “큰 상징성”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이 18일 경선 불출마를 선언, 결국 백의종군의 길을 택했다. 이고문은 이날 상오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이홍구를 꼭 필요로 하는 시간이 아닌 것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자신의 「정치적 실험」이 실패했음을 솔직히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로서는 중도 사퇴가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에 정치적 좌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그의 사퇴가 몰고 올 파장이다.

그러나 이고문의 사퇴가 당장 합종연횡의 촉매제나 경선구도의 커다란 변화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는 별로 없다. 다른 대선주자 진영은 이고문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코 이것이 당내 경선구도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령 이고문처럼 열세를 절감하는 일부 주자들이 이고문의 결단에 자극받아 불출마 선언을 검토할지도 불투명하다. 약세로 분류되는 한 대선주자 진영은 『이고문의 사퇴는 현실정치에 벽을 느껴 결정된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경선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고, 이고문은 평소 성향으로 볼 때 엄정중립을 지킬 것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고문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지 정치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고문이 경선과정에서 특정주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으로 단언할 만한 근거가 명확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평소 이고문과 가까웠던 이회창 대표나 이수성 고문 등은 이고문의 사퇴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자기쪽에 좋은 영향이 있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따라서 이고문이 앞으로 특정주자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게 된다면 이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대의원들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봐야한다. 특히 이고문을 두고 「아까운 인물」이란 평가가 분명한 현실에서 「이고문의 추후선택」은 상징성을 뛰어넘어 경선구도를 정리하는 실효적 역할로도 기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고문은 특히 금명간에 청와대를 방문, 김영삼 대통령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져 「김심」의 향배와 관련해서도 이고문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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